겨울 방학이면 으레 성형 수술을 위해 병원을 찾아오는 이들이 증가한다.

주로 코나 눈을 고치고 싶다며 상담을 하러 오거나 아예 의사의 진단은 염두에 두지 않은 채 수술을 작정하고 방문한 경우도 있다. 의사 입장에서 보면 수술을 원하는 환자가 많다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고치고 보자는 식으로 상담을 하거나 의사의 조언은 무시한 채,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수술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도 너무 많다. 솔직히 의사로서는 환자의 요구대로 수술만 잘 해주면 경영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환자들도 좋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환자에게 수술하지 말기를 권하는 경우가 있다. 많지는 않지만 수술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예쁜 경우, 수술을 해봐야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수술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는 경우 등 특수한 상황에 대해서는 수술을 하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은 자신이 콤플렉스를 느끼는 부분에 대해 수술을 원한다. 이에 반해 성형 전문의들은 단순히 코나 눈 등 특정 부위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특정 부위는 물론 얼굴 전체의 美적 균형을 고려하기 때문에 환자와 의견이 다를 때가 많다.

즉,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게 코를 오똑하게 고치거나 쌍꺼풀 수술을 한다고 해서 모두 예뻐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얼굴 균형을 깨뜨려 부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고, 더 나아가 부자연스러움을 고치기 위해 다른 부위까지 손대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의사 입장에서 생각하면 1차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수술을 해주고, 수술 후 고객이 다른 곳까지 수술하기를 원하면 또다시 해주면 그만이다. 그렇지만 이런 경우는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잦은 수술에 따른 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성형 수술을 하는 것이 좋은 경우도 있다. 상처나 흉터가 있거나 사고로 인해 인상이 변형됐거나, 애초 얼굴의 전체적인 인상이 험악해보이거나 사회생활에 지장받을 정도의 외모라면 한번쯤 수술을 권유하고 싶다. 물론 인상이 좋거나 뛰어난 외모일지라도 항상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어 매일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서 수술을 해도 괜찮을 듯싶다.

어떤 의사든 수술을 하기 위해 내원한 사람에게 수술을 하지 말라고 하기는 어렵다. 실력이 떨어져 어려운 수술은 하지 않는다는 식의 근거없는 헛소문이 날수도 있는 탓이다. 의사 입장에서 수술을 하든 안 하든 효과가 똑같을 것으로 예상되면 솔직히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이 같이 의사가 수술 효과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환자는 수술이 정말로 필요한 지 다시 고민해보는 것이 좋다.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들은 의사가 먼저 자신의 입으로 환자에게 “수술해 봐야 소용없습니다”라는 말을 절대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제대로 된 성형을 위해서는 전문의로부터 자신의 얼굴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수술 가능 및 효과 정도를 듣는 게 가장 중요하다.

〈SM美성형외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