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치르면서 본격적인 복지시대에 진입한 것 같다. 모든 정책 우선 순위가 옛날의 성장정책에서 민생복지로 전환되고 정당 및 후보자들도 무상교육, 반값 등록금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올해 복지예산이 100조 시대에 접어들어 전 국가 예산의 30%를 넘어서는 핑크빛 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누구나 물질적으로 여유롭고 무병장수하면서 행복한 생활을 하려는 욕망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정책 열풍은 정책방향은 올바르지만 그 방법의 조급성, 포퓰리즘, 국민의 부담 능력 등을 고려할 때 걱정되는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30년간 눈부신 발전을 이뤘으며, 1997년 외환위기 또한 단기간에 극복하면서 경제대국의 문턱에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300만 명 이상 되는 실업자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많은 문제점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는 국가의 장래 문제에 대해 냉정하고 합리적으로 생각해야 할 시기이다.

한번 잘못된 복지정책은 그 방향을 바꾸기가 매우 어렵다. 그 예는 몇십년 전 이뤄졌던 남미의 포퓰리즘 정책이 최근까지도 자국 국민들과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최근엔 남유럽, 스페인, 포르투칼, 이태리, 특히 그리스의 현 상황을 볼 때도 우리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더욱이 그리스는 10년 전 지난 올림픽대회를 개최할 때만 해도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복지혜택을 받고 있었다. 국민의 4분의 1이 국가 공무원일 정도로 포퓰리즘 정책을 지향한 결과 현재는 국민의 50% 이상이 실업자로 전락하고 길거리에 노숙자, 자살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오늘의 유럽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위협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에도 심각한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지금 정치권에서 공약한 정책들을 볼 때 세칭 ‘무상’이라는 정책은 너무나 무섭고 ‘밑 빠진 독’ 같은 정책일 가능성이 높다. 예로 의료분야에서 공짜 의료급여 진료의 폐해를 들겠다. 건강보험 대상자를 제외한 기초생활보장수급자에게 거의 무상진료가 이루어짐으로써 일정부분 본인부담을 하고 있는 건강보험진료에 비해 입원일수나 진료액이 10배 이상 수직상승하고 있다. 이로 인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써야할 재원이 낭비되고, 결국에는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극단적으로 일부 환자들의 의료쇼핑으로 인해 거의 1년에 800∼1000일씩 진료를 받는 사람이 있는 등 심각한 의료지출의 낭비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무상보육을 하면서 누구나 어린이집에 탁아 시키는 보육지원을 해줌으로써 너도나도 무상보육 혜택을 받으려고 아우성을 치고 있다. 개인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문제까지 국가나 지방정부가 떠맡는 상황이 대단히 우려스럽다.

앞으로의 정책이 복지 우선의 정책이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는 조금 더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즉 선택적 복지 또는 합리적인 복지정책으로 정말로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만큼의 선택과 집중으로 복지정책을 펼침으로써 국가자원의 낭비를 막아야 한다.

모든 정책은 너무 서두르면 반드시 감당하기 어려운 부작용을 낳는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부디 정책을 입안하는 정치권과 행정가들은 오늘의 사탕발림식 정책보다는 현재가 조금 힘들더라도 모든 국민이 조금씩 절약하면서 참여해,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