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4일 중국 수퍼리그(1부 리그) 4위 팀인 구이저우 렌허팀과 K리그 광주FC간의 연습경기중에 광주 미드필더 이한샘 선수는 악몽 같은 일을 겪었다고 한다. (2013년 2월7일 광주일보 보도)

전반 30분 이한샘은 공을 쫓는 과정에서 상대 선수의 발에 오른쪽 목과 귀 부위를 얻어맞은 강한 충격에 그대로 경기장에 쓰러지고 말았다.

동료 선수들이 침착하게 기도가 막히지 않게 응급조치에 나섰고, 의무 트레이너가 곧바로 뛰어가 상태를 살폈다. 심폐 소생술까지 이뤄질 정도로 아찔한 상황이었는데 한동안 의식을 되찾지 못한 이한샘은 바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다행히 트레이너팀의 발 빠른 대처에 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으면서 비로소 한시름 놨다고 한다.

얼마 전 제주 유나이티드의 신영록 선수도 시합도중 갑자기 실신해 의식불명이 됐으나,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했고 다행히 회복중에 있다는 소식을 보도를 통해 알고 있다. 운동을 많이 하는 선수들은 좌심실이 커져 있고, 맥박도 매우 느리며, 약간의 부정맥이 보이기도 한다. 젊은 운동선수 중에서 운동 도중에 생기는 심장 마비는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근근이 발생한다. 원인은 유전적인 소질이 흔한 일종의 선천성 심장 질환이라고도 할 수 있는 비후성심근증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이 병은 전신에 피를 짜내는 좌심실이 비후되는 병이며, 결국 갑자기 부정맥 등으로 사망하게 된다. 물론 신영록 선수가 이 병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 병은 심장 초음파 검사 등 정밀 검사를 하면 발견이 가능하다.

필자가 의과대학 시절에 배운 응급의학적 지식 중에 사람의 심장이 멎었을 때 치료 원칙은 1번이 ‘ABC’라고 배웠다. A는 airway(기도확보) B는 breathing(인공호흡) 마지막으로 C는 compression(흉부압박)이라고 하는데, 실제 현장에서 심정지 환자를 맞닥뜨렸을 때 양 어깨를 부여잡고 “여보세요”라고 2번 정도 부른 후 응답이 없고 경동맥의 맥이 만져지지 않으면 바로 기도를 확보하고 호흡을 할 수 있게 달려들곤 하였다.

하지만 작년부터 응급 처치 가이드라인이 바뀌어 심장이 멎은 환자를 보게 되면 무조건 심장을 먼저 살리는 식으로 응급치료체계가 바꾸어졌다. 좀더 쉽게 말하면 흔들어 깨운 후 반응이 없고 맥이 만져지지 않으면 주위에 도움을 요청한 후 바로 달려들어 흉부 압박 마사지를 시도하라는 말이다. 아마도 이한샘 선수의 경우 뇌진탕으로 인한 급성 호흡부전상태였을 것 같고 적절한 기도확보와 심장마사지가 바로 선수를 회복되게 하였던 것 같다.

광주FC구단은 재정적으로 넉넉지 않은 시민 구단이지만 시즌 개막전부터 경기장에 숙련된 지식을 갖춘 전문 간호사와 의료진이 앰뷸런스와 함께 경기시작 1시간 전엔 항상 그라운드에 대기를 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특히 전문의인 팀 주치의가 전체 상황을 조율하도록 매뉴얼을 갖추고 있다.

응급상황 발생시 초동 대처와 병원까지의 이동 시간 등 모든 부분을 시나리오화해 실제 교육에 적용했는데 의료진 뿐 아니라 동료 선수들이 바로 응급 구조술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한 바 있다. 선수가 그라운드에 쓰러지게 되면 30초 이내 전문의가 다가가 상황을 판단하고, 30초부터 심장 마사지 그리고 1분 이내 심장 제세동, 5분 이내의 앰뷸런스 이동 후 병원 도착까지의 매뉴얼이 갖추어져 있다.

이 같은 반복적인 응급 상황의 훈련과 의료진의 교육만이 선수의 급작스런 사고를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