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이 최근 준공허가를 내준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공사’와 관련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가 터무니 없이 부풀려진 것은 물론 업체 선정 과정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공무원들과 업체의 유착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1일 무안군에 따르면 지난 2009년 7월 시간당 70mm가 넘는 집중호우로 무안읍 교촌·성내지역에 30억여원에 이르는 재산피해가 발생, 자연재해대책법에 의해 침수위험지구 1등급으로 지정돼 2010년도 사업지구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보상비와 공사비로 모두 82억6100여만원(국비 49억5700만원, 지방비 33억400만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이 사업은 3번에 걸쳐 공사와 자재 설계변경을 통해 41억원이 더 늘어나 모두 121억여원의 예산으로 지난달 말에서야 준공됐다. 업체 측은 최초에 무안읍 교촌리 백련스파∼성내 소하천 입구까지 연장 555m의 개방형 하천배수로로 설계했으나 이를 892m의 암거형 PC박스로 바꾸고, 성내 소하천에 설치되는 환경식생 블록을 3배 이상 더 비싼 축조형 블록으로 교체하면서 공사비를 증액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설계변경과 블록 교체의 경우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불가능해 이 과정에서 담당공무원이 묵인했는 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또 낙찰받은 다른 지역업체가 무안지역 업체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후 돌연 공사포기각서를 무안군에 제출하는 등 공사업체 선정과정도 불투명했다. 지난 2010년 2월20일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공사를 낙찰받은 A업체는 6일 뒤에 입찰에 참가했으나 탈락한 지역의 B업체와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그 5일 뒤에 공사포기각서를 군에 제출한 것이다. 지역의 B업체는 A업체 보증회사로 공사보증을 섰으며, 무안군은 공사가 이미 막바지에 들어선 지난해 5월에서야 제재 처분사유로 계약을 불이행한 점을 들어 A업체를 부정당업체로 행정처분에 나섰다. 공사 착수 2년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야 공사도급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파악한 셈이다.

군 관계자는 “애초 배수로를 개설하려했는데 주변에 주공아파트건립에 따른 도시계획도로가 개설돼 불가피하게 암거형 PC박스로 변경하고 이로 인해 박스 위에 아스팔트 등 다른 공사가 늘어나 공사비용이 증액됐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당시에는 부정당한 행위가 있었는지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서야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재해위험지구사업 공사로 인해 옆 도로가 가라앉고 금이 가는 등 파손됐으나 군은 이에 대한 문제제기 없이 준공해줬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무안=김민준기자 ju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