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삶의 명제가 있다면 “무엇을 위하여 살 것인가”이다. 이것은 각자에게 주어진 ‘사명(使命)’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좀 더 기독교적 표현을 빌리자면 ‘소명(召命·mission 혹은 calling)의 문제이다.

북유럽의 기독교 철학자 키에르케고르가 스물두 살 때 일기장에 이런 글을 남겼다.

“온 천하가 무너져도 내가 붙들고 놓칠 수 없는 이것을 발견해야만 한다. 이것을 위하여 살고 이것을 위하여 죽을 수 있는 나의 사명 말이다.”

스위스의 사상가 칼 힐티도 “내 인생 최고의 날이 있다면 나의 사명을 자각하는 날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이 사명을 발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사명이란 심부름 맡은 목숨, 심부름 받은 생명이라는 뜻이다.

인간은 사명적 존재다. 우리는 사명 주의적 인생관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사명을 영어로 ‘Mission’이라고 한다. 이 말은 라틴 말 ‘Missio’에서 유래한다. ‘미시오’는 ‘보내다’라는 뜻이 담겨 있다.

인간은 어떤 직분과 책임을 다하기 위하여 이 세상에 보내진 존재다. 사명감이 우리를 위대하게 하고 성실하게 만들고 용감하게 만들고 부지런하게 만들고 진지하게 만든다.

아프리카 탐험의 대업을 성취한 리빙스턴은 “사명을 갖는 자는 그것을 실현할 때까지는 결코 죽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상에서 큰일을 한 사람들은 대게 생애의 어느 시점에서 어떤 결정적 기회를 맞이하게 되는 데, 이때 인생의 확고한 사명을 자각했다.

링컨은 열아홉 살 때 뉴올리언스의 노예 매매시장에서 노예들이 백인에게 매매되는 처참한 비극을 보고 “언젠가 때가 오면 노예제도를 철폐하고야 말겠다”라고 굳게 결심했다.

이 충격과 의분과 결심이 링컨으로 하여금 후일 노예 해방의 대업을 성취시켰다. 링컨의 가슴속에 깊이 맺힌 큰 사명감이 그로 하여금 노예해방의 대업을 이루게 한 것이다.

오프라 윈프리가 쓴 책 ‘이것이 바로 사명이다’에는 네 가지 중요한 말이 있다.

첫째, ‘남보다 많이 가졌다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사명이다’라는 말이다. 다른 사람보다 많이 가졌다는 것은 나누고 섬기라는 것이다.

둘째, ‘남보다 아파하는 것은 고통이 아니라 사명’이라는 것이다. 윈프리는 혼혈아, 가난한 자, 버림받은 고아들을 보면서 가슴 아파했다. 우리들도 고통받는 자들과 아픔을 함께해야 한다.

성경에서도 “또 누구든지 제자의 이름으로 이 작은 자 중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자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 사람이 결단코 상을 잃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마10:42)”라고 말씀한다.

셋째, ‘남보다 가슴 설레는 것은 망상이 아니라 사명’이라는 것이다. 성경에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가 나온다. 강도를 만나 고통받는 자들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자기의 가진 것을 털어 돌보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넷째, ‘남보다 부담되는 것은 강요가 아니라 사명’이라는 것이다. 거룩한 부담이란 좋은 일을 보고 마음에 감동되는 것을 말한다.

사명의 눈이 뜨는 것처럼 놀라운 일이 없다. 사명의 자각은 인간을 새사람으로 만든다. 그것은 인간 혁명의 결정적 계기가 된다. 인간은 사명적 존재다. 모든 존재는 그 존재의 의미가 있다. 바로 그 존재의 의미가 존재의 사명이다.

사명의 자각이 소크라테스를 위대한 철인으로 만들었다. 사명감 그것은 위대한 힘의 원천이며 놀라운 대업의 비결이다.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각자의 사명을 자각하기 바란다.

/김재영 광주성안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