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 함평읍의 구도심을 관통하는 중앙길 일방통행 폐지를 놓고 인근 상가 주민들과 군청이 갈등을 빚고 있다. 상가 주민들은 구도심이 쇠락하면서 교통수요가 감소, 쌍방통행을 통해 다시 활성화시켜야한다는 입장인 반면 군청은 도로 폭이 협소해 확장한 뒤 이를 검토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1일 함평군번영회 등에 따르면 중앙길 상가주민들이 일방통행 폐지서명 운동을 펼쳐 최근 군청과 군의회, 경찰서 등 관련기관에 일방통행 폐지 서명서를 전달했다.

농협 함평군지부 앞 사거리∼함평읍교회 삼거리까지 연장 600여m의 이 거리는 군청 등 관공서가 밀집돼 한때 함평의 핵심상권이자 중심지였다.

그러나 인근 주거인구의 감소와 함께 중심상권이 외곽으로 이전되면서 100여 개의 간판이 즐비했던 거리 곳곳에는 빈 점포가 자리하고 있을 정도로 급격히 쇠퇴했다.

그나마 문을 열고 있는 상가들도 영업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중앙로의 교통불편 해소를 그 대책으로 꼽았다.

지난 1990년 초반 일방통행으로 지정된 중앙로는 11개의 전봇대가 50m 간격으로 도로 가장자리 차선에 맞물려 있어 도로교통법 규정 도로폭 7.95m가 되지 못한다. 따라서 버스 등 대형차량 양방향 교차가 불가능해 일방통행으로 지정된 것이다.

주민들은 이에 대해 중심지 외곽 도로망이 크게 좋아지면서 버스 등 대형차량이 중앙로로 진입할 가능성이 없는데다 전봇대 지중화를 통해서라도 일방통행을 해제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김모(57)씨는 “일방통행 해제를 군민과의 대화 등에서 수차례 건의했지만 군청 등은 아무런 대책도 없이 그냥 넘어가자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곳 상가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전봇대 지중화에는 약 10억여원의 예산이 소요되고 이 가운데 절반을 한국전력 측이 부담한다고 해도 재정이 열악한 군으로서는 5억원의 예산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게다가 지중화 박스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일부 상가부지가 편입될 수밖에 없어 주민과의 사전협의 절차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도로 폭이 협소해 한전의 전봇대를 지중화하는 것은 많은 예산 투입과 문제점이 많아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며 “일방통행 해제를 위해서는 도로 확장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함평=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