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 소유의 무안농산물시장 사용자들이 군수의 승인 없이 매매·임대하거나 불법증축 및 무단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정작 군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묵인하고 있어 ‘직무유기’라는 목소리가 높다.

16일 군에 따르면 지난 1991년 전국 최대 양파 마늘 주산지에 경매 기능을 할 수 있는 농산물도매시장을 개설하기 위해 8억2800만원(도비 2억5000만원, 군비 1억8600만원, 민자 3억9200만원)의 예산으로 무안읍 성남리 부지 6949㎡에 연면적 4344.97㎡의 건물 공사를 추진했다.

그러나 관련 법령에서 농산물도매시장은 특별시, 광역시, 일반시가 개설할 수 있는데다 도매시장 개설구역을 시 행정구역 안으로 규정하고 있어 농림부는 공사 추진 전부터 3차례에 걸친 무안군의 승인요청을 거부했다. 사실상 군 단위에는 농산물도매시장을 개설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이다. 무안군은 이 같은 승인 거부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 사무실과 작업장 등 공동시설과 민자투자자인 무안농수산물유통(주)가 청과물 취급점포, 일반점포 등을 완공했다.

군은 이후 민자시설건물 기부채납조건으로 1994년부터∼2006년까지 12년간 무안농산물유통(주)이 무상사용하도록 사실상 특혜를 줬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군은 자신들이 시설공사한 작업장을 용도 변경하고 군비 6억원을 추가 지원해주기도 했다.

이후 농산물도매시장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지난 1997년 무상사용권을 돌려받고 2001년에는 민자투자자인 무안농산물유통(주) 역시 해산했으나 현재 이 시장은 음식점, pc방, 횟집, 사무실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군은 이와 관련 군 소유 재산이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무안군 농산물 시장 설치 및 운영조례’는 “군수의 승인 없이는 관리 또는 사용하고 있는 시설의 다른 사람에게 임대·매도·신축·증축·철거·개설 등 목적과 다른 영업행위를 할 수 없으며 수시로 계약 목적과 시설물의 재산의 관리감독을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농산물유통회사가 중간에 부도로 인해 보증금을 못 받은 상인들이 있다”며 “다각적으로 지원할 계획을 찾고 있으며 현재 시장기능 용도가 상실돼 재개발용역을 실시 후 매각 및 공원조성 등 다양한 의견을 듣고 추진하겠다”고 해명했다.

/무안=김민준기자 ju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