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이 영산강 자전거도로 연결구간 사업을 추진하면서 관련 지침을 무시하는 것은 물론 관급자재구매과정에서 특혜 논란도 일고 있다. 공사현장관리에도 문제점이 드러나는 등 총체적인 부실이라는 지적이다.

6일 무안군에 따르면 국가자전거도로 구축사업으로 일로읍 월암리∼삼향읍 임성리까지 6.2km 구간에 자전거도로를 설치하기 위해 사유지 매입비 등 19억원의 예산을 편성, 지난달 공사를 발주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국토교통부가 정한 자전거도로 지침과 어긋나게 설계하고 이를 변경하는 과정에서도 행정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관련 지침에서는 자전거도로 폭을 1.5m(양방향 3m)로 한다고 명시돼있음에도 불구하고 군은 양방향 2.5m로 설계해 추진한 것이다. 또 기존 옹벽을 설치하기로 했다가 이를 데크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공인기관 시험성적서를 작성해 자체건설기술심의위원회와 설계자문위원회의 심의 및 검토를 받아야하지만 이 절차마저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이외에도 사업부지에 편입된 사유지 44필지 보상 역시 단계별로 분류돼 있는 행정절차를 동시이행하지 못해 공사지연도 우려되고 있다.

공사 발주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제기됐다. 공사 예산의 45%인 8억500만원 어치의 데크(합성 목재) 납품업체로 선정된 H업체가 군과의 유착 의혹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지난 3년간 무안군에서 데크를 구매하기 위해 발주한 25건(23억6900만원) 가운데 24건(23억6300여만원)을 사실상 독식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군 관계자는 “애초 콘크리트 옹벽 설계는 공사도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어 데크로 변경했으며, 설계변경과정에서 관련 위원회를 열지 못했다”며 “데크 구매와 관련해서는 조달청에 의뢰해 두 달 이상 걸려 계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무안군에서 발주하는 공사현장에 관급자재가 공사비 50% 이상인 경우가 많은 이유는 관급자재납품과정에 공무원과 업체간에 유착에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안=김민준기자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