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이 갑자기 닭과 오리 등 가축 거리 제한을 강화해 논란이 일고 있다. 조례 제정과 시행과정에서 의견 수렴이 미흡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18일 무안군에 따르면 지난 15일 10가구 이상 거주하는 주거 밀집지역으로부터 가축시설이 위치한 부지 경계까지 1000m 이내에 닭과 오리 사육을 제한하는 ‘개정 가축거리 제한 조례’를 공고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기존 거리제한은 500m로, 규정을 크게 강화한 셈이다. 다만 지역축산인들의 반발을 우려해 소, 돼지 등은 제외됐다.

무안지역은 소 3만8000마리, 돼지 22만 마리, 오리 70만 마리, 닭 430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어 전라남도 축산분야 1위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축산농가가 산재해 있다.

따라서 이번 조례를 적용할 경우 오리, 닭 관련 신규 생산시설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이 같은 군의 규제 강화와 관련해 무안군 연합청년회와 청년회 등이 반발하고 있다. 주민의견 청취 과정에서 반대 의견을 냈으나 군과 군의회가 이를 무시하고 제정·공고했기 때문이다.

이들 단체들은 이번 조례 개정으로 인해 기존 축산시설 증축과 귀농 등에 차질이 불가피해 민원이 증가하고 무안지역 축산업 발전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무안군 연합청년회 관계자는 “시장 개방과 사료 값 상승, 소값 폭락으로 농가들이 소나 돼지에 비해 출하 기간이 짧은 오리나 양계업으로 바꾸고 있는 와중에 조례를 개정했다”며 “지역 농민들의 사정은 전혀 모르고 책상머리에서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반발했다.

무안군은 지역환경을 쾌적하게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점차 대규모화 돼가는 가축사육 시설 악취 발생을 사전에 방지해 지역 주민에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닭과 오리 사육에 대한 거리제한 조례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축 거리 제한에 대한 정부지침은 소·돼지 500m, ,닭·오리 300m로, 각 지자체가 이를 초과해 지정이 가능하다. 전남도 대부분의 지자체는 500∼700m로 규정하고 있다.

/무안=김민준기자 ju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