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의 특수시책사업임에도 운영비 분담 문제로 3년째 표류해온 함평 뱀 생태공원이 조만간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전남도와 함평군에 따르면 함평군은 내년 본예산에 뱀 생태공원 운영비 명목으로 6억9000만원을 편성, 최근 의회에 심의를 요청했다.

올해 사업비 2억1500만원보다 3배 많은 액수로, 연간 필요 사업비(9억∼10억원)의 70∼80%에 이른다.

전남도 역시 “건축비 이외에 추가 지원은 어렵다”던 종전의 입장을 바꿔 운영비 일부를 지원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지난달 17일 도정질의 답변을 통해 “뱀독 연구와 함께 전남에 효자노릇을 할 것”이라며 “초기에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도도 일정기간 보조를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고, 결국 그 보조금은 주민들에게 돌아간다고 본다”고 밝혔다. 운영비 관련, 도비 부담을 기정사실화 한 셈이다.

‘전국 최초’, ‘전국 최대’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 공원은 뱀을 소재로 전시와 공연, 체험 등의 관광상품을 개발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할 목적으로, 국비 117억4000만원과 도비 14억4000만원 등 모두 195억원이 투입됐다. 재정자립도가 7∼8%에 불과한 함평군도 자체 예산 63억원을 들였다.

당초 ‘전설의 뱀’인 아나콘다를 포함해 90여 종 600여 마리의 양서류와 파충류를 선보일 예정으로 17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나, “전시공간을 확장하라”는 전남도의 설계변경 지시로 195억원으로 늘었다.

몇차례 개장을 연기한 끝에 공사는 마무리됐으나 이번엔 닭과 토끼 등 먹잇감 1억4000만원과 인건비 3억여원 등 연간 10억원 가까운 운영비가 발목을 잡았다.

도는 막대한 건립비에 운영비까지 부담하는 것은 무리고, 다른 자치단체와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군은 “재정난으로 정부 지원금도 토해내는 마당에 운영비를 어떻게 전액 충당하라는 것이냐”며 비용 분담을 요구해 왔다.

광역과 기초지자체간의 운영비 갈등으로 뱀 생태공원 개장은 기약할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으나 다행히 분담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르면 내년 상반기 개장할 수 있게 됐다.

전남도 관계자는 “운영상의 초기 부담을 덜고 관람객을 적극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뒤 내년 4월 개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