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평화 지키는 금빛 미소 … 2000년 라오스 수호신
2014년 01월 06일(월) 00:00 가가
[6부 라오스 편] (2) 신비의 불상 '파방'
전쟁 추방과 불교 전승·발전 염원
고승, 5개 수정에 신성한 힘 주입
2번 수탈 겪고 1867년 라오스 품에
불상 보존위해 황금 장식 사원 건립
왕조 역사 기록 … 문화재 보존 공개
전쟁 추방과 불교 전승·발전 염원
고승, 5개 수정에 신성한 힘 주입
2번 수탈 겪고 1867년 라오스 품에
불상 보존위해 황금 장식 사원 건립
왕조 역사 기록 … 문화재 보존 공개
라오스 왕궁 박물관 옆에 새로 건립된 황금 장식의 ‘호 파방’에는 라오스 천년고도 루앙 프라방의 유래가 된 신비의 불상 ‘파방’(사진 왼쪽 하단)이 보관돼 있다. /라오스 루앙프라방 = 김진수기자 jeans@kwangju.co.kr
라오스의 천년고도 루앙프라방(Luang Prabang)은 1545년 수도를 비엔티엔(Vientiane)으로 옮기기 전까지 800년 동안 라오스 최대 통일 왕조인 란쌍(Lane Xang)왕국의 심장이었다. 란쌍 왕국은 ‘백만 마리의 코끼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루앙프라방이라는 도시의 이름도 라오스의 ‘수호여신상’인 한 황금 불상에서 유래 됐다는 것이다.
1세기, 현재의 스리랑카에 한 고승이 살고 있었다. 신성한 힘을 가지고 있는 그는 주민과 왕에게 추앙받았다. 주민들은 이 고승이 신의 대리인이기 때문에 신성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고승은 불교가 수 천년 이상 지속 되면서 전쟁이 사라지고 평화가 깃들기를 희망했다. 그는 불교가 온 나라에 퍼질 수 있도록 신의 힘을 빌려 불상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왕에게 이 같은 사실을 말한 뒤 도움을 요청한다. 결국, 그는 왕과 인드라 신의 도움을 받아 83㎝ 크기에 무게 50㎏, 순도 90%에 달하는 황금 불상을 만들었다. 작은 불상이었지만 짧지 않은 세월이 걸렸다.
그는 황금 불상을 이용해 불교를 널리 알리고, 지키기 위해서는 신성한 힘을 불어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승은 자신의 힘을 황금 불상에 부여하기로 결심한다. 왕과 주민들, 그리고 신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5개의 수정에 신성한 힘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고승은 이 수정들을 불상에 장식할 생각이었다.
그 순간 환한 빛이 사원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5개의 수정이 스스로 날아가 황금 불상의 이마와 턱, 양손, 가슴에 박혔다. 이후 불상은 고승과 함께 전설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 불상의 이름이 ‘루앙(큰·Luang) 파방(황금 불상·Pha Bang)’이었다. 루방프라방의 이름도 큰 불상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라오스에서 가장 신성한 불상으로 추앙받는 파방은 루앙프라방 왕궁 박물관(The Royal Palace Museum in Luang Prabang)에 가면 만날 수 있다. 왕궁 박물관은 예전 왕궁 건물을 리모델링한 본관 건물과 파방을 안치하기 위해 최근에 새로 만든 ‘호 파방’(Ho Pabang) 건물 두 개로 나뉜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나무를 따라 박물관에 들어서면 정면에는 소박한 박물관 본관 건물이 펼쳐지고, 오른쪽으로는 황금과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는 ‘호 파방’ 건물이 나타난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기 시작할 무렵 호 파방 건물은 눈이 부실 정도로 찬란하게 반짝이기 시작한다. 건물 외관의 90% 이상이 황금장식으로 치장돼 있기 때문이다.
입구 양쪽에는 머리가 7개 달린 전설 속의 동물 나가가 지키고 서 있다. 나가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전설 속의 황금 불상 ‘파방’을 마주하게 된다. 인자한 미소를 머금은 파방은 두 팔을 가슴에 붙이고, 손바닥을 정면을 향해 펼쳐보이고 있다. 관리인 3명이 항상 상주하면서 사진촬영은 물론 메모하는 것조차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취재진을 안내한 가이드는 “파방은 평화를 상징한다”며 “새해가 오면 파방을 박물관 정원에 모신 뒤, 물로 파방을 씻기는 행사를 하면서 소원을 빈다”고 말했다.
파방은 오늘날 루앙프라방에서 안식을 취하기까지 험난한 과거를 지나왔다. 이 불상은 스라랑카에서 만들어졌다가 인도 차이나 반도의 최대 왕국이었던 크메르 왕이 1359년 란쌍 왕국을 세운 파 응움(Fa Ngum)에게 선물하면서 부터 라오스의 수호신으로 역사를 굽어보기 시작했다. 현재는 태국 방콕에 있는 파께우(에메랄드 불상)도 당시에 함께 선물 받았다.
이전까지 라오스는 애니미즘 등 토속신앙이 강하게 뿌리내리고 있어 불교가 정착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파 응움은 파방과 불교를 통치 이념으로 천년고도 란쌍 왕국을 건설하게 하게 된다. 한 고승의 바람이 라오스에서 이뤄진 것으로, 라오스는 이때부터 소승불교가 퍼져 오늘날까지도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크메르 왕은 파 응움의 장인이었다. 파 응움은 크메르 왕국에 피신해 있던 라오스 왕자와 크메르 공주 사이에서 태어났고, 크메르 왕국의 공주와 결혼을 하게 되면서 크메르 왕을 장인으로 모시게 됐다.
이후 파방은 태국왕조인 씨암족에게 두 차례 수탈을 당했다가 1867년 다시 라오스의 품에 안겼다. 이후 왕궁 박물관 본관 건물에 보관하다가 최근 호 파방을 다시 만들어 따로 전시,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사람들은 2000년 역사의 파방이 안식을 다시 찾고, 라오스를 대표하는 불상으로 나라를 지켜준다고 믿고 있다.
화려하기 그지없는 ‘호 파방’과 달리 왕궁 박물관 본관 건물은 소박하다. 이 건물은 1904년 왕궁으로 쓰기 위해 지어지기 시작했지만 1975년 공산혁명이 일어나고, 왕이 북부로 유배되자 박물관으로 개조되었다.
외관과 달리 내부는 화려함의 극치다. 코끼리와 용으로 장식된 입구를 들어서면 ‘라오스의 색깔’을 만날 수 있다. 왕궁 내부 중앙 벽면에 전체적으로 칠해진 진한 붉은색, 그리고 그 위를 수놓고 있는 다양한 색깔의 유리 모자이크 장식은 은은한 조명을 받으면서 온갖 빛깔을 내뿜는다. 유리 모자이크 타일 장식에는 라오스 왕조의 역사와 함께 경전의 다양한 이양기 등이 섬세하게 기록돼 있다.
또 황금으로 된 왕의 의자를 비롯해 수백 개의 황금 불상 등 문화재, 그리고 그대로 보존된 왕의 침실과 집무실 등이 관람객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1995년 루앙프라방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문서와 함께 어느 방향에서 보든 관람객과 눈을 마주하는 라오스 왕조의 마지막 왕인 사방 밧타나(Sisavang Vatthana) 일가의 초상이 인상적이다.
/라오스 루앙프라방=김경인기자 kki@kwangju.co.kr
고승은 불교가 수 천년 이상 지속 되면서 전쟁이 사라지고 평화가 깃들기를 희망했다. 그는 불교가 온 나라에 퍼질 수 있도록 신의 힘을 빌려 불상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왕에게 이 같은 사실을 말한 뒤 도움을 요청한다. 결국, 그는 왕과 인드라 신의 도움을 받아 83㎝ 크기에 무게 50㎏, 순도 90%에 달하는 황금 불상을 만들었다. 작은 불상이었지만 짧지 않은 세월이 걸렸다.
그는 황금 불상을 이용해 불교를 널리 알리고, 지키기 위해서는 신성한 힘을 불어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승은 자신의 힘을 황금 불상에 부여하기로 결심한다. 왕과 주민들, 그리고 신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5개의 수정에 신성한 힘을 주입하기 시작했다. 고승은 이 수정들을 불상에 장식할 생각이었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나무를 따라 박물관에 들어서면 정면에는 소박한 박물관 본관 건물이 펼쳐지고, 오른쪽으로는 황금과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는 ‘호 파방’ 건물이 나타난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기 시작할 무렵 호 파방 건물은 눈이 부실 정도로 찬란하게 반짝이기 시작한다. 건물 외관의 90% 이상이 황금장식으로 치장돼 있기 때문이다.
입구 양쪽에는 머리가 7개 달린 전설 속의 동물 나가가 지키고 서 있다. 나가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전설 속의 황금 불상 ‘파방’을 마주하게 된다. 인자한 미소를 머금은 파방은 두 팔을 가슴에 붙이고, 손바닥을 정면을 향해 펼쳐보이고 있다. 관리인 3명이 항상 상주하면서 사진촬영은 물론 메모하는 것조차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취재진을 안내한 가이드는 “파방은 평화를 상징한다”며 “새해가 오면 파방을 박물관 정원에 모신 뒤, 물로 파방을 씻기는 행사를 하면서 소원을 빈다”고 말했다.
파방은 오늘날 루앙프라방에서 안식을 취하기까지 험난한 과거를 지나왔다. 이 불상은 스라랑카에서 만들어졌다가 인도 차이나 반도의 최대 왕국이었던 크메르 왕이 1359년 란쌍 왕국을 세운 파 응움(Fa Ngum)에게 선물하면서 부터 라오스의 수호신으로 역사를 굽어보기 시작했다. 현재는 태국 방콕에 있는 파께우(에메랄드 불상)도 당시에 함께 선물 받았다.
이전까지 라오스는 애니미즘 등 토속신앙이 강하게 뿌리내리고 있어 불교가 정착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파 응움은 파방과 불교를 통치 이념으로 천년고도 란쌍 왕국을 건설하게 하게 된다. 한 고승의 바람이 라오스에서 이뤄진 것으로, 라오스는 이때부터 소승불교가 퍼져 오늘날까지도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크메르 왕은 파 응움의 장인이었다. 파 응움은 크메르 왕국에 피신해 있던 라오스 왕자와 크메르 공주 사이에서 태어났고, 크메르 왕국의 공주와 결혼을 하게 되면서 크메르 왕을 장인으로 모시게 됐다.
이후 파방은 태국왕조인 씨암족에게 두 차례 수탈을 당했다가 1867년 다시 라오스의 품에 안겼다. 이후 왕궁 박물관 본관 건물에 보관하다가 최근 호 파방을 다시 만들어 따로 전시,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사람들은 2000년 역사의 파방이 안식을 다시 찾고, 라오스를 대표하는 불상으로 나라를 지켜준다고 믿고 있다.
화려하기 그지없는 ‘호 파방’과 달리 왕궁 박물관 본관 건물은 소박하다. 이 건물은 1904년 왕궁으로 쓰기 위해 지어지기 시작했지만 1975년 공산혁명이 일어나고, 왕이 북부로 유배되자 박물관으로 개조되었다.
외관과 달리 내부는 화려함의 극치다. 코끼리와 용으로 장식된 입구를 들어서면 ‘라오스의 색깔’을 만날 수 있다. 왕궁 내부 중앙 벽면에 전체적으로 칠해진 진한 붉은색, 그리고 그 위를 수놓고 있는 다양한 색깔의 유리 모자이크 장식은 은은한 조명을 받으면서 온갖 빛깔을 내뿜는다. 유리 모자이크 타일 장식에는 라오스 왕조의 역사와 함께 경전의 다양한 이양기 등이 섬세하게 기록돼 있다.
또 황금으로 된 왕의 의자를 비롯해 수백 개의 황금 불상 등 문화재, 그리고 그대로 보존된 왕의 침실과 집무실 등이 관람객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1995년 루앙프라방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문서와 함께 어느 방향에서 보든 관람객과 눈을 마주하는 라오스 왕조의 마지막 왕인 사방 밧타나(Sisavang Vatthana) 일가의 초상이 인상적이다.
/라오스 루앙프라방=김경인기자 kki@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