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지역 중·고등학교를 통폐합하는 사업이 동문 반대에 이어 중앙 투·융자심사마저 연기돼 진통을 겪고 있다.

모교가 사라지는 것을 우려한 동문의 반대가 거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고, 사업 추진을 위해 필요한 투·융자심사마저 늦어져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30일 함평교육지원청에 따르면 “교육부 중앙 투·융자심사를 위해 이날까지 해당학교 동문의 동의를 얻기 위한 설명회 등을 열었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해 투·융자 심사를 하반기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함평지역 학교 통폐합 사업은 학생 수 감소로 위기에 처한 3개 고교(함평여고·학다리고·나산고)와 3개 중학교(함평중·학다리중·나산중)를 오는 2017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합치는 사업이다.

공립인 함평여고와 사립인 학다리고·나산고를 통·폐합한 후 현 함평 골프고 부지(5만1129㎡)에 사업비 373억원을 들여 21학급 규모로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함평골프고는 335억여원을 투입해 현 학다리고 부지(4만3796㎡)로 옮겨 교사동(6학급)과 골프장 시설을 조성한다. 중학교의 경우, 함평중·학다리중·나산중을 합쳐 함평읍 기각리 일원에 함평중(남학교·15학급)를 신설하고, 이들 3개 학교에 다니던 여학생들은 리모델링한 기존 함평여중으로 옮길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당초 통합중학교 계획에 포함됐던 신광중이 학부모 및 지역민 등의 찬·반 투표에서 반대 의견이 많아 통합중학교에서 제외됐다.

또 최근에는 함평골프고를 학다리고 부지로 이전하고 골프고 부지에 거점고를 조성하려는 함평지역 중·고교 재배치 계획안이 골프고 동문의 찬·반 투표결과 반대 의견이 많았다.

함평골프고 관계자는 “지난 3월 29일 농고, 실고, 골프고 정기 총동문회에서 참여한 동문을 상대로 실시한 학교이전 찬·반 투표에서 찬성 42표, 반대 75표로 반대 의견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거점고 부지선정이 다시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지선정을 놓고 첫 번째 용역에서 선정된 위치가 부적격으로 나와 두 번째 용역에서 현재의 학다리고 부지가 거점고 부지로 적합하다는 용역결과가 나왔는데도 합의점을 찾지못하고 골프고 부지와 학다리고 부지 교환을 추진하는 등 행정력만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 간 엇갈린 의견을 통합하는 과정도 지지부진하다.

읍 주민들은 거점고 취지에 맞게 읍내 안에 통합 거점고가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학다리고 동문과 학교면 주민들은 용역결과에도 나왔듯이 제3의 장소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면 주민들은 학교이전에 따른 지역 공동화 현상이 크고 인구 감소 등 지역경제 침체 등을 주장하며 학교 이전을 계속해 반대하고 있다.

또 교육지원청이 학다리중·고교 이전에 따른 부지 활용으로 계획으로 세웠던 9학급의 서부특성화 중학교 신설이 나산중·고교부지로 최종 확정된 상태라 현재로선 학다리중·고교 부지에 마땅히 대체할 시설이 없는 것도 부담이다.

이에 대해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가장 좋은 방법은 통합 거점고가 골프고 부지에 조성이 되고 골프고가 학다리고 부지로 이전하는 것”이라면서 “학부모 등 운영위원회의 동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골프고는 제외하고 다른 3가지 복안을 가지고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함평=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