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넷과 SNS 상에는 ‘대나무숲’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비밀을 들어준 ‘대나무숲’처럼 특정 직업이나 관심사를 가진 현대인들이 모여 고민을 털어놓는 가상 사이트를 ‘대나무숲’이라고 한다. 이처럼 대나무숲은 사람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힐링의 공간이다.

담양군이 준비하고 있는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2015년 6월 27일∼8월 15일)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숲에서 찾은 녹색 미래’를 주제로 담양 죽녹원 일원에서 열리는 이 박람회는 규모면에서도 압도적이다. 총사업비 145억(국·도비 72억5000만원·군비 72억5000만원)을 들여 면적 31만3000㎡ 규모를 활용해 대나무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게 된다.

◇대나무의 재발견=이번 박람회는 죽녹원을 ‘지붕 없는 주제관’으로 설정해 ‘친환경박람회’를 표방하고 있다. 규모보다는 콘텐츠로 승부하고 ‘작지만 강한 박람회’, 기존 시설물 활용으로 ‘사후 관리에 부담이 없는 박람회’라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대나무의 가치를 재조명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흔히 대나무는 기존의 전통 죽세 공예 분야로 생각하는데 식품, 섬유, 건축 조경, 첨단바이오 분야까지 그 활용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나무는 아미노산, 지방산, 무기성분 등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중풍, 심장질환, 파상풍, 발한, 구토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또 죽엽주, 죽순요리, 대통밥 등이 웰빙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전통 죽세 공예 분야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90년대 초까지 대나무를 활용한 담양의 죽세공예가 지역경제의 중추 역할을 해왔으나 플라스틱과 값싼 중국산 제품 등에 밀려 사양 산업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대나무 산업은 2000년대 들어 신산업화를 통해 산림·경제 수종으로 지정돼 지역경제 발전을 견인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전 세계가 주목하게 될 박람회의 주체가 된 것이다.

또 담양군은 전국 유일의 청죽시장과 한국대나무박물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나무 관련 무형문화재 6명과 명인 9명, 준명인 4명을 보유하고 있다. 가히 ‘대나무골 담양’이라는 말이 허투루 있는 말이 아닌 것이다.

◇학술대회 풍성=이번 박람회에서는 국제교류전, 학술회의, 문화·산업전시와 각종 이벤트 등을 대나무의 산업화를 엿볼 수 있는 다양한 학술 행사도 곁들여 진다.

대나무의 품종, 재배기술,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각종 컨퍼런스가 진행된다. 또 행사장에는 기업홍보관, 산업관, 체험관, 음식관이 운영돼 대나무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

또 박람회 기간 동안 세계대나무협회(World Bamboo Organization, WBO), ‘제10회 세계대나무총회(World Bamboo Congress)’가 박람회 행사장 내에서 개최된다.

WBO는 전 세계 40개국에서 1800여명이 활동하는 국제조직으로 대나무 재배와 산업화에 대한 회원들 간의 기술·정보를 교류하기 위해 조직된 단체다.

담양군은 WBC 개최를 계기로 미국, 일본, 대만을 비롯한 세계대나무 협회와의 민간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이 박람회를 통해 ‘대나무와 함께 인류의 행복한 삶’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관심 과제인 지구온난화·탄소배출량 문제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나무’를 통해 그 해법을 찾는 것이다.

이 밖에 (사)한국대나무발전협회도 창립된다. 이 협회 창립으로 대나무의 재배, 생산, 유통에서부터 활용, 연구에 이르기까지 민간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재근기자jj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