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2014년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열렸습니다. 그날 행사에서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박찬호 선수의 은퇴식이었습니다. 박찬호 선수는 한국인으로는 최초의 메이저리그 선수입니다. 1994년부터 2010년까지 17년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다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투수로 활약하면서 124승이라는, 아시아 선수로서는 최다승 기록을 올렸습니다.

1998년 IMF때 우리나라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힘들어할 때, 박찬호 선수의 활약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그는 은퇴식을 마치고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오래전 텍사스 시절 심리치료를 받을 때 박사님이 해주신 얘기가 있습니다. (그 당시 박찬호 선수는 많은 돈을 받고 LA 다저스에서 텍사스로 옮겨 갔지만 부진한 경기력으로 매우 힘든 시기였습니다) ‘네가 지금 아무리 힘들어도 나중에 은퇴를 하고 나면 공을 던질 기회가 없어서 더 힘들 거다.’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땐 그게 이해가 안 됐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리 내일 다시 홈런을 맞고 게임이 망가질지언정 공을 다시 던질 수 있는 희망이란 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아무리 부진하고 힘들더라도 나중에 은퇴해서 선수로서 공을 던지고 칠 수 없는 현실이 되어서 느끼는 힘든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결국 현역 선수로 뛸 때가 가장 행복한 때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참고 인내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나에게 ‘주어진 때’를 열심히 살아가면서 행복을 누려야 합니다. 성경 전도서에서는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다(전3:1)”고 했습니다.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고,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고,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로울 때가 있다는 겁니다.

오늘 실패했다고 잠시 낙담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원히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시 일어서서 힘을 내어 살아가야 합니다. 왜 그럴까요? 실패할 때가 있다면 성공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때가 주어졌고, 그 주어진 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시간과 기회를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흘러가는 세월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제 가슴 속에서 삶의 열정이 사라질까봐 두렵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나에게 삶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있다면 하루하루를 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 겁니다. 제가 목회하고 있는 교회에는 70을 훨씬 넘기신 집사님이 계십니다. 그분은 주일(일요일) 아침이 되면 어김없이 교회 주차장에 나타나십니다. 그리고 주차안내봉을 손에 쥐고, 들어오는 차들을 열심히 안내하십니다.

교회에서도 70세는 모든 직분에서 은퇴하는 나이로 봅니다. 그러나 봉사에 대한 노집사님의 열정을 꺾을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분에게 주차 봉사는 주어진 때를 의미 있게 살아가고자 하는 열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의 나이가 몇이든 상관없이 오늘 나에게 주어진 때를 소중하게 여기고 잘 활용해야 합니다.

성경 시편에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시편 126:5)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오늘 가정이나 세상에서 눈물로 씨를 뿌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건강문제, 진로와 취업문제, 사업 실패, 경제적인 문제, 고민과 염려 등의 크고 작은 문제로 인하여 눈물로 씨를 뿌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지금 참으로 힘든 때를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하여, 경기침체로 인하여, 일본의 우경화와 북한의 로켓 발사로 인하여 슬픔과 근심이 바람 잘 날 없습니다. 그러나 이때도 지나가면 언젠간 기쁨으로 단을 거둘 때가 올 것입니다. 그때를 기대하고 소망하면서 오늘을 보다 더 열심히 살아가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