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골프장에서 젊은 캐디를 성추행해서 고발당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우리는 그런 소식을 접하면서 이 시대의 지도층에 속한 사람들의 품행 수준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국회의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할 행동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겉사람’과 속에 가지고 있는 ‘속사람’이 다른 모습입니다.

저는 수년 전에 서울 성동구치소를 방문해서 수 백 명의 제소자 앞에서 설교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제소자들의 얼굴 모습이 너무나 평범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얼굴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겉사람은 보통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한 때의 잘못된 선택과 행동으로 인해서 그들은 죄인의 신분이 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겁니다. ‘겉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속사람’이 문제였습니다.

요즘 청년들은 취업 문제로 인해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좋은 일자리를 얻기가 힘든 시대입니다. 그래서 취업하기 위해서는 시험도 잘 준비해야 하고 면접도 잘 준비해야 합니다. 면접을 통해서 심사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 취업준비생들은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를 한다고 합니다. 남녀를 불문하고 헬스클럽을 다니면서 몸을 만들고, 피부관리샵에 다니면서 얼굴을 가꾸고 메이크업을 하며, 지방출신들은 사투리 교정 학원에 다니면서 표준말을 익힌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모델 학원 등에서 걸음걸이까지 교정을 받는다고 합니다. 모두 ‘겉사람’을 가꾸기 위해서 애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겉사람도 중요하지만, ‘속사람’이 더 중요함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겉사람’을 꾸미는데 투자하는 노력보다 직장 안에서 일을 잘 감당하고 화합할 수 있는 능력과 인격을 갖추는 속사람 꾸미기에 더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사고와 문제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속사람’을 바르게 채우지 못하고 ‘겉사람’만 포장하여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옵니다. 명품이 인기가 있다 보니 명품의 가짜라고 하는 짝퉁이 많이 시중에 나돌고 있습니다. 명품과 짝퉁 가방을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갑자기 비가 내릴 때, 그것을 알 수 있다고 하는데요, 명품을 가지신 분은 비에 맞을 까봐 명품을 품에 안고 몸으로 비를 막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짝퉁을 가지신 분은 내 머리가 비에 맞을까봐 가방을 머리 위에 쓴다고 합니다.

TV에서 한번은 명품 가방과 똑같은 짝퉁 가방을 놓고 비교를 했습니다. 겉으로 봐서는 정말 구분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손잡이를 잘라보니, 명품은 속이 가득 차 있는데, 짝퉁은 비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방을 자르고 속을 뒤집어 보니, 바느질이 명품은 이중 박음으로 고르고 튼튼하게 되어 있었지만, 짝퉁은 엉성하게 바느질이 되어 있었습니다. 짝퉁은 명품에 비해서 원단의 색상이나 품질도 안 좋아 보였습니다. 어느 것이 명품이고, 어느 것이 짝퉁인지 겉으로 보기에 구분이 안 가던 것이, 속을 들여다보니 확연히 구분이 된 것입니다.

겉보다는 속이 중요합니다. 사람도 겉보다는 속이 중요합니다. 겉으로 나타나는 모습만으로 그 사람의 인격과 됨됨이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 사람의 속이 어떤지를 알고 보아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어떤 분이 저에게 사람을 소개시켜 주면서 “그 사람 겉보기와는 다르게 알고 보니 진국이야”라고 말했습니다. ‘진국’이란 말은 ‘거짓이 없고 참된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진국이라는 말은 결국 ‘속사람’이 좋다는 말입니다.

성경은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라고 말합니다. ‘겉사람’은 갈수록 늙어지기 때문에 낙심할 일이지만, ‘속사람’이 날로 새로워지는 것으로 인하여 우리가 낙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속사람’을 꿈과 사랑과 정직과 참된 인격과 친절과 용서의 마음으로 채워보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서 날로 새로워지는 인생을 살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