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운전을 하면서 라디오를 듣다가 진행자가 하는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사람이 죽을 때 후회하는 3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조금 더 베풀지 못했을까’, 둘째는 ‘조금 더 참지 못했을까’, 셋째는 ‘조금 더 행복하게 살지 못했을까’다.

세 가지 ‘못했을까’를 들으면서 ‘그래 그래 맞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나날을 돌아보아도 위의 세 가지가 참으로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다 보니 불현듯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원불교 교무인 나는 신앙인으로, 수행인으로서 살아가고 있다. 지금 나의 생이 끝나게 된다면 후회될 것 같은 일들이 있을까. 라디오에서 들은 세 가지에 대해 공감하면서 나의 세 가지를 생각해 본 것이다.

첫 번째는 ‘나는 왜 조금 더 적공(積功)을 하지 못했을까’이다. 내가 죽을 때 과연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삶을 마감하면 어느 누구도 실존하는 것들을 가져갈 수 없다. 도리어 방해가 될 뿐이라는 것도 잘 안다. 많은 선지자들은 죽을 때 가지고 가는 것은 ‘적공 보따리’ 뿐이라고 했다. 누가 말을 해서가 아니라 열 번, 백 번을 생각해 보아도 그럴 것 같다. 적공해서 얻은 힘만이 영원한 나의 소유가 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나는 왜 조금 더 베풀지 못했을까?’이다. 베푼다는 것은 아낌없이 나눠주는 것이며 널리 베푸는 것이다. 주고, 또 주어도 더 줄 수 없을 때까지 베푸는 분이 성자라 했다. 우리 부모들이 자식에게 주는 것은 조건이 없다. 부모가 베푸는 것은 자식에게 대부분 국한이 되어있다. 우리는 성자처럼 베푸는 것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베푸는 때는 언제가 적기인가. 지금 이 순간이다. 베풀 수 있을 때 베풀어야 한다. ‘내가 어느 정도 갖추고 베풀겠다’는 순간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잘 베푸는 사람들을 보면 베푸는 것도 중독인 것 같다. 이 중독은 참으로 아름다운 중독일 것이다. 베풀고자하는 마음은 세상 만물이 없어서는 살 수 없는 은혜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때 자동으로 생겨난다. 또 주고, 받는 이치를 알면 베풀지 않을 수 없다. 어떤 것도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조금 더 많은 선연을 맺지 못했을까?’였다. 복 중에는 인연 복이 제일이라고 한다. 인연에는 보이는 세계의 인연과 보이지 않는 세계의 인연이 있다. 보이는 세계의 인연도 현상적으로 직접 만나는 인연과 만나지 못하는 인연이 있다. 다 같이 선연으로 맺어져야 한다. 보이는 인연 중에는 바로 내 앞에 있는 인연이 최고의 인연이다. 또 항상 가까이 있는 부부의 인연이 생애의 최고 인연이다. 인연은 선연도 맺을 수 있고, 악연도 맺을 수 있다. 최고의 인연은 최저의 인연이 될 수도 있다. 바로 인연의 양면이다. 그 사람을 한 번도 본적 없고, 그도 나를 알지 못하는 가운데 미워하면 그것도 악연을 맺는 것이다. 선연을 만드느냐, 악연을 만드느냐는 자신에게 달려있다. 내가 어려울 때 조건 없이 잘 되기를 빌어줄 인연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일어난다. 그리고 내가 떠나고 없을 때 조건 없이 나를 위해서 축원해 주는 인연이 있는 이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