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의회가 최근 제2회 추경예산안 의결과정에서 주민 민생과 관련된 농업인 소득창출 예산들을 줄줄이 삭감, 해당 단체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제7대 군의회가 출범한 지 3개월이 지났으나 집행부와 갈등을 빚고, 지역사회와도 원활한 소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새로 구성된 군의회와 집행부가 추경예산안 의결부터 힘겨루기 양상을 보임에 따라 자칫 지역주민들만 피해를 보지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일 함평군 등에 따르면 군의회는 최근 2014년도 제2회 추경예산안 심의과정에서 군이 당초 요구한 57억4480만원 가운데 11억3980만원을 삭감한 46억500만원으로 조정해 최종확정 의결했다.

이번에 삭감된 사업은 ▲동함평 일반산단 조성 관련예산 7억9500만원 ▲문화사업인 문화예술회관 건립 기본조사 용역비 2200만원 ▲농업소득사업 관련 무화과재배 시설지원 2억1780만원 ▲잡곡류 등 홍보용 샘플제작비 2500만원 ▲산지유통조직 통합마케팅 활성화 지원 3000만원 ▲aT공모사업인 ‘로컬푸드 직매장’ 조성 5000만원 등 6건이다.

특히 예산삭감된 6건의 사업 가운데 4건은 농업관련 예산으로 농업인 소득창출에 연관이 되는 농업관련 사업 예산이다. 또한 1건의 문화예술 사업은 사업의 타당성 조사와 국비확보를 위해 기본적인 조사용역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사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함평군의회는 “시급하지 않은 사업 관련 예산을 추경에까지 꼭 세워야 할 필요성이 있나”며 농업예산을 줄줄이 삭감해 농협 등 관련단체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반면 군은 “열악한 군 재원을 감안해 최대한 예산을 줄여 필요한 사업만을 선별해 예산심의를 요구했는데, 군의회에서 사업의 구체적인 보충설명할 기회조차 주지않고 예산을 삭감했다”면서 난감해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의원들이 이번 추경에 앞서 주민 숙원사업 예산편성을 집행부에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집행부 길들이기’라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6·4 지방선거가 끝난 후 당선된 일부 의원들이 추경에 주민 숙원사업 예산을 편성해 줄 것을 집행부에 간접적으로 건의했으나, 집행부는 추경보다는 내년도 본예산 편성이 몇 개월 남지않아 의원들의 요구를 받아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김모씨는“누구보다도 군 재정에 밝은 의원들이 민생과 밀접한 농업인 소득관련 주요 예산들은 뒷전에 두고, 당선과 동시에 자신들의 생색내기식 주민숙원사업 예산편성을 추경에 요구한 것은 자신들의 실속을 챙기려는 의도로 보이는 처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군의회 관계자는 “이번에 예산을 삭감한 사업들은 위원회에서 충분한 심의와 토의를 거쳐 결정했다. 주무과에서 시급하지 않는다고 해 추경이 아닌 본예산에 예산을 세워 할 수 있는 사업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 숙원사업의 경우 의원들이 개인적으로는 부탁했는지는 몰라도 공식적으로는 요구한 사실이 없다”며 “일부사업은 본예산이 세워져 있는데도 구체적인 사업추진이 안돼 몇 명만 참여하는 사업으로 보였다. 여러 농가가 참여하는 공동 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함평=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