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들을 가만히 보면 열심히 하는 사람은 많지만, 겸손한 사람은 적습니다. 사랑을 외치는 사람은 많지만, 희생하려는 사람은 적습니다. 종교인은 많지만, 참된 신앙인은 적습니다. 왜 이렇게 될까요?

신앙적인 차원에서 하느님을 참되게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사도행전 17장 28절을 보면 “우리는 그분 안에서 숨 쉬고 움직이며 살아갑니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가까이 계십니다. 그분 자신을 우리에게 주시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물가에서 사마리아 여인을 통해서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성총)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나에게 청했을 것이다. 그러면 내가 너에게 샘솟는 물을 주었을 것이다.”(요한복음 4,10)

그렇다면 예수님의 말씀에 반해서 왜 신앙인들의 삶은 변화가 없을까요? 그것은 이들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며 욕심에 눈이 멀고, 두려움을 상실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암탉이 병아리를 날개 아래 모으듯이 내가 몇 번이나 내 자녀를 모으려 했던가. 그러나 너는 응하지 않았다.”(마태복음 23,27) 또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사람은 빛보다 어둠을 사랑한다.”

사람들은 구원되기를 원하지만 죄에서는 구원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예수’라는 이름은 ‘죄에서 우리를 구원하신 분’이란 뜻입니다. 그러나 죄에서의 해방이 아니라 빈곤으로부터, 무지로부터, 질병으로부터, 경제적 불안정으로부터 구원되기를 바랍니다. 즉 영원한 생명이 아닌 현 세상의 영광을 원합니다.

또한 구원되기를 원하지만 너무 큰 대가를 치르기는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늘 속으로 외치는 선언이 있습니다. 다음 기회에…. 부자는 재산이 많았기 때문에 예수님 곁에서 근심하며 떠나갔습니다. 성 바오로께서 심판과 악의 포기에 관해서 말할 때 펠릭스는 ‘다음 기회’에 듣기로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방식이 아니라 내 자신의 방식으로 구원되기를 원합니다. ‘사랑하다’의 반대말은 ‘미워하다’가 아닙니다. ‘사랑하다’의 반대말은 ‘이용하다’입니다. 하느님을 내 목적에 따라 이용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섬긴다는 이름으로 나를 섬기는 것이 결정적인 신앙의 왜곡입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인생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이 세상을 누리기 위해 하느님을 이용하는 사람과, 하느님을 누리기 위해 이 세상을 이용하는 사람!”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이런 소리를 주님께로 듣게 될 것입니다.

너는 나를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희생은 하지 않는다.

너는 나를 주인이라고 하면서도 나에게 복종하지 않는다.

너는 나를 빛이라고 하면서도 나를 보려하지 않는다.

너는 나를 생명이라고 하면서도 그 생명을 갈망하지 않는다.

너는 나를 길이라고 하면서도 그 길을 따라가지 않는다.

너는 나를 부요하다고 하면서도 나에게 그 부를 청하지 않는다.

너는 나를 자비롭다고 하면서도 너를 나에게 맡기지 않는다.

너는 나를 의로운 분이라고 하면서도 나의 뜻을 따르지 않는다.

그러므로 내가 너를 꾸짖더라도 나를 비난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