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독일 태생 미국인 선교사 Eligabeth Johanna Shepping(한국명 서서평)은 광주 제중원(현 광주기독병원) 간호사로 부임을 합니다. 당시 그의 나이 32세였고 미혼이었습니다. 서서평은 간호학 교재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편찬해 간호 교육을 체계화시켰고 전문적인 간호사를 양성했습니다. 우리나라 간호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조선간호부회를 창립하여 10여 년 동안 회장으로 활동했습니다. 불우한 여성들을 교육하기 위해 광주이일성경학교를 설립해 인재들을 양성하였고, 금주·금연·절제·공창폐지 운동으로 조선인들의 애국심을 고취하였습니다.

현 한국 여전도회의 전신인 부인조력회를 창립하였고 어린이들을 전도해 확장 주일학교 활동도 열심히 하였습니다. 거지, 나환자들을 돌보고 십여 명의 어린이들을 양자, 양녀로 삼아 기르기도 했습니다. 22년 동안 독신으로 지내며 우리나라 백성을 섬긴 서서평은 만성 풍토병인 스프루에 걸려 54세에 소천 하였습니다. 양림동 선교 동산에 그녀의 묘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그 당시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을 한국 땅, 서양인들이 미개한 나라로 생각했을 한국 땅에 간호사로 들어와서 22년을 섬기게 했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는 섬김의 행복일 것입니다. 서서평은 섬김을 통해서 마음에 느껴지는 행복을 누렸을 것입니다. 물질과 명예와 권세로 얻을 수 없는 행복을 누렸을 것입니다.

섬김은 사랑과 희생을 기반으로 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향한 사랑의 마음이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나의 시간과 힘을 희생함이 있어야 섬길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은 누군가의 희생과 사랑이 들어 있는 섬김을 통해서 더욱 아름다워지고 행복한 세상이 되어 가는 겁니다.

예전에 누군가가 저에게 자기는 운전을 잘한다고 자랑을 했습니다. 어디든지 빠르고 안전하게 갈 수 있다는 겁니다. 막힌 길도 요리조리 잘 끼어들고 앞질러 가면서 빠르게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사실 그것은 자신이 운전을 잘한다고 자랑할 거리가 되지 못합니다. 그것은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운전을 하면서 누군가가 내차 앞으로 끼어들려고 한다면 브레이크를 밟아 주어서 속도를 줄여 주어야하기 때문입니다. 내 차의 속도를 줄여주고 양보해주는 것도 섬김입니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앞서가도록 희생해 주는 것이기에 섬김입니다. 이런 작은 희생이 더욱 안전한 교통길이 되게 하는 겁니다.

우리 교회 성도들은 3개 조로 나누어서 한 달에 3번 도시락봉사를 갑니다. 약 35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 NGO 단체에서 그 지역에 독거노인들과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전달해 줄 도시락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고 전달해 주는 봉사입니다. 한 달에 3번이 결코 많은 회수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 3번의 섬김이 우리들을 참으로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우리가 도시락 봉사를 시작하게 된 동기가 있습니다. 그 단체 지부장님이 “목사님, 도시락 봉사해줄 사람들이 부족합니다”라는 말을 듣고부터입니다. 섬기는 사람들이 부족하다는 말이 우리 사회에 희생과 사랑이 더 필요하다는 말로 들렸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섬김이 저와 우리를 더 겸손하게 하고 보람 있는 인생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 한 가지 섬김을 실천하기 위해서 불우한 해외 아동들과 결연을 했습니다. 아시아·아프리카 등지에 살고 있는 불우한 아동들에게 매달 3만 원을 후원하여 공부를 시켜주고 한 달 먹을 양식을 제공해 주는 겁니다. 수십 명의 교우들이 함께 동참해 주었습니다. 후원결연식을 할 때 우리에게 호소하기 위해 오셨던 CCM가수 최인혁씨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는 중저가의 옷과 구두를 신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좋은 비싼 옷과 구두를 신는 것을 포기하고, 그 돈으로 가난한 한 아이를 공부시켜서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누릴 수 있는 것을 줄이고, 나누고 섬기면서 행복을 함께 누리려고 합니다.”

사람의 행복은 소유의 넉넉함에 있지 않습니다. 섬김 속에 행복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