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이 전남도의 감사적발 이후에도 랜드마크 조형물의 선정·설치시 공모 대신 여전히 ‘농공단지 특례법’을 적용한 수의계약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군은 목포시 연산동 농공단지 소재 광고기획 업체인 A사와 지난 7월 영산강 역사문화체험 전통뱃길 복원사업의 하나로 추진되는 ‘주룡나루 복원사업’ 랜드마크 조형물(일로읍 청호리) 제작·설치사업을 계약한 데 이어 최근 ‘석정포 랜드마크’ 조형물(몽탄면 몽강리) 제작·설치사업도 조달청을 통해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2건의 공사금액은 3억3000여만원이다.

앞서 전남도는 2012년과 올해 정기감사에서 예술성과 창의성 등이 요구되는 무안 국제공항 진입로 조형물과 남악신도시 LED조형물, 일로읍 품바조형물, 낙지 조형물 등을 무안군이 관급자재로 분류 발주 또는 공고해 공공디자인 심의도 없이 농공단지 업체에 직접 시안 제출 후 ‘농공단지특례법’을 적용해 1인 견적에 의한 수의 계약한 것을 적발해 시정조치를 내렸다.

이번 2건의 조형물 제작 설치사업 역시 공고나 공모, 공공디자인 심의도 없이 토목설계업체(수질·조경·측량전문)에서 설계서를 납품받은 후 목포 A사와 조달청을 통해 수의 계약했다.

군은 계약 과정에서 ‘농공단지 특례법’을 적용해 절차상 하자는 없다는 입장이다.

무안군 관계자는 “이 업체가 다른 5개 지자체에 조형물 납품실적이 있어 군도 수의계약을 조달청에 지명했고, 관계 공무원이 공장을 직접 방문 확인해 충분한 시공능력이 있다고 판단해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는 조형물에 예술성과 창작성을 부여하기 위해 공공디자인 심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 대학 미술대학 교수는 “무안군은 조형물마다 예술성과 창작성 공고절차와 공공디자인 심의가 없이 토목설계업체에 설계를 하게 하고, 작품성과 전문성이 부족한 소규모 농공단지 업체와 수의 계약하고 있다”면서 “자칫 부실공사로 이어지는 등 추진목적과 거리가 멀고 역사·문화·지역·상징성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 지역업체가 조형물 설치계약을 따내며 무안군 관내 농공단지 업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무안 관내 한 농공단지 업체 관계자는 “현재 무안 관내 농공단지에 3∼4개 관련업체가 입주해 사업을 하고 있는데 왜 타지역 농공단지 업체에 ‘농공단지 특례법’을 적용, 조달청을 통해 한 업체에 수의계약지명을 의뢰하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무안군은 총사업비 40억원(군비 20억·지방비 20억원)을 투입해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영산강변 문화관광 개발사업으로 영산강 주요 포구 자연계와 강변 랜드마크 조성사업을 추진중이다. 4대강 공사가 끝나면서 기존 사업부지가 보전지역으로 변경돼 국토부와 협의해 이를 다시 바꾸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무안=김민준기자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