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농·수·축협 조합장과 산림조합장을 뽑는 ‘제1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1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함평 일부 지역 조합장 출마 예정자들이 벌써부터 물밑작업에 나서는 등 과열·혼탁 조짐이 우려돼 함평군 선거관리위원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함평 군내 일부 지역에서는 지방선거 출마경력이 있는 정치인들이 벌써부터 특정 조합장 출마 예비후보자를 지지하며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순수 조합원들이 선출하는 조합장 선거가 정치인들까지 가세해 혼탁과 과열로 포장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려 나오고 있다.

29일 함평 선관위에 따르면 내년 3월 11일 실시하는 함평지역 조합장 선거는 농협 5곳, 축협 1곳, 산림조합 1곳 등 총 7개 조합의 조합장을 선출하게 된다. 선관위는 선거권을 가진 조합원 수를 ▲함평농협 2058명 ▲나비골농협 3621명 ▲손불농협 1601명 ▲천지농협 2345명 ▲월야농협 1793명 ▲함평축협 2130명 ▲산림조합 4946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일 10일 전에 최종 선거인 명부가 확정되다 보니 선거인수는 유동적이다.

이처럼 전국 동시에 실시되는 농·수·축협·산림조합장 선거는 규모가 크고 조합원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자리여서 그 어느 선거보다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조합원 자격도 없는 일부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조합장 선거에 깊이 개입하는 것은 자칫 혼탁과 과열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일부 정치인들이 조합장 선거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지역 주민들의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또한 다른 지역은 조합운영과 관련한 유언비어가 남발하고, 조합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등 ‘네거티브’가 성행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금품과 관련한 소문들이 무성해 함평 선관위가 진상파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3월 실시되는 동시 조합장 선거는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조합장 출마자 본인 이외에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으며 금품 등을 제공받은 자는 관련법에 의해 제공받은 금액이나 가액의 10배 이상 50배 이하의 과태료 처벌을 받게 된다.

조합원 이모씨는 “조합장 동시선거를 앞두고 출마를 결심한 일부 예비후보들이 얼굴알리기 등 세(勢) 불리기에 나섰다”며 “일부 조합에서는 벌써부터 과열, 혼탁 조짐이 일고 있어 행정기관의 지도단속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에 함평 선관위 관계자는 “최근 일부 지역에서 과열, 혼탁 조짐이 감지되는 등 소문들이 무성해 정확한 증거자료를 파악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표면으로 드러난 것은 없는 상태다”며 “금품선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공정선거 지원단을 가동하고 있고, 출마가 예상되는 입후보자들에 대해 수시면담과 안내홍보 등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함평=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