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배들의 친구로 시민의 휴식처로 631개의 ‘아름다운 불빛’
2014년 11월 10일(월) 00:00 가가
목포 서남해안 등대
목포 동방파제 등대
“얼어붙은 달그림자 물결 위에 비치며/ 한겨울에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 섬/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에/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시인 고은 작사).
초등학교 때 불렀던 동요 ‘등대지기’다.
등대는 크게 두 가지. 지키는 사람이 있으면 유인등대고, 없으면 무인등대다. 등대를 지키는 등대지기의 정식명칭은 ‘항로표지관리원’이다. 등대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각종 항로표지를 관리해서다. 1988년부터 바뀌었다.
호남지역의 유인등대는 여수시 거문도에서부터 전북 군산시 어청도까지 모두 11개. 무인등대는 1359개(빛을 내는 항로표지 포함) 정도다. 이 가운데 목포 지방해양항만청(청장 김형대) 관내에는 섬의 스토리와 비경을 품고 있는 유인 등대 6기와 무인 표지 625기가 설치 운영되고 있다.
9일 목포항만청 해사안전시설과에 따르면 항로표지시설 이외에도 선박의 안전 항해를 위해 GPS보다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해주는 위성항법 보정시스템(DGPS)과 통항 선박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감시하는 해상 교통관제시스템(VTS)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등대가 단순한 ‘바다 안전 지킴이’ 역할뿐만 아니라 관광이나 휴식 등 시민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아름다운 등대로 변모하고 있다. 이에 목포항만청 관내 유인등대와 아름다운 등대 등을 살펴봤다.
◇목포항만청, 유인 등대 6개소 운영=우리나라 최서남단에 위치한 가거도 등대. 지난 1907년 12월 최초 점등된 이후 주변 해역의 통항 증가에 따라 1935년 9월부터 유인등대로 바뀌었다.
동중국해와 외해에서 서남해안으로 들어오는 선박들의 위치를 확인해주는 육지 초인(初認)표지 역할을 한다. 백색의 등탑(높이 7.6m)은 야간에 700W(와트)짜리 램프에서 15초마다 섬광을 발사해 가시거리가 약 50㎞에 이른다. 또 지난 2002년 11월부터 위성항법 보정시스템(DGPS)이 가동돼 위치 오차를 1m 이내로 줄여주는 위치 보정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가거도 항로표지관리소 이기성 주무관은 “예전과 달리 생활 주거환경이 많이 좋아져 특별하게 불편을 느끼지는 않는다”면서 “누구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것이 조금 힘들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3명이 한 달에 22일 근무하고 8일간 휴무하는데 이 기간 동안 가족들을 보러 목포 등 대도시로 나간다고 한다.
목포에서 약 116㎞ 떨어져 있는 홍도 등대는 목포항과 서해안의 남북항로를 이용하는 선박들의 길잡이다. 일제강점기인 1931년 일본이 침략전쟁에 참여하는 자국 함대의 안전항해를 위해 건립했다. 불빛은 20초에 3번 반짝이며 가시거리는 약 45㎞다.
또 가사도 등대는 1915년 조선총독부 체신국 시절에 점등됐다. 연간 1500시간이 넘는 안개 다발지역으로 부산·제주∼인천·목포 방면을 항해하는 선박의 안전을 위해 1984년 10월 광력 증강과 함께 유인등대로 새롭게 태어났다.
등탑은 해수면으로부터 70m나 되는 고지대에 위치하며, 회전식 프리즘 렌즈가 달린 등명기(燈明機)의 빛 도달거리는 50㎞에 이른다. 짙은 안개가 끼는 날이 많아 시야가 제한될 경우 무(霧)신호기를 울려 바다안개와 사투를 벌인다. 특히 이곳에는 DGPS 감시국은 물론 선박통항 신호표지의 레이더가 설치돼 진도연안 해상교통안전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남해안과 서해안을 연결하는 요충 수로인 장죽수도의 뱃길을 책임지는 하조도 등대는 1909년 2월 건립돼 지난 2009년에 100주년을 맞았다. 등탑 높이는 12m로 경사가 가파른 48m의 기암절벽 위에 우뚝 서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당사도의 원래 이름은 ‘항문도’(港門島)였으나 어감이 좋지 않아 바꾼 이름이 공교롭게도 ‘자지도’(者只島)였다. 그래서 지난 1999년에 다시 한 번 더 개명하게 된 것이 지금의 당사도(唐寺島)다. 30가구에 5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오붓한 등대섬으로, 1930년대 우리나라 최초로 전파 표지인 무선방향 탐지기가 설치돼 무선방위 측정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현재 남해안의 DGPS 기준국을 감시하는 감시국이 설치돼 있다.
목포항 관문에 설치돼 화원반도와 달리도의 협수로(폭 600m)를 관장하는 목포구 등대는 건립 당시에는 무인등대였으나 등대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유인등대로 바뀌었다. 지난 2003년 개량된 이 등대는 등탑이 36.5m로 힘차게 항진하는 선박을 형상화해 관광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2005년 전국 최초로 구축된 ‘항로표지 원격 감시·제어시스템’의 운영센터가 설치돼 목포권 무인표지의 동작 상태를 24시간 감시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노래하는 등대’ 등 관광자원화=목포 항만청이 선정한 ‘아름다운 등대’는 몽하도 등대, 흑산도항 방파제 등대, 목포 북항 동(東)·서(西) 방파제 등대, 완도항 방파제 등대 등 모두 4곳이다.
목포항 입구를 오가는 배들을 안내하는 몽하도 등대는 삼학도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목포시의 시조인 학 모형으로 설치됐다. 또 흑산도항의 입·출항과 천혜의 자연경관과 어울리도록 흑산도항 방파제 등대는 신안군의 1004개 섬을 상징하는 ‘천사등대’로 지난 2013년 개량됐다.
목포북항 방파제 등대는 시민단체와 유관기관의 공모를 거쳐 풍차형상으로 설치돼 있어 북항 회타운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일명 ‘노래하는 등대’로 더 유명한 완도항 방파제 등대는 항구의 기다림과 항구를 오가는 배들의 움직임을 형상화했다.
한편 서남해역의 선박안전 업무를 총괄하는 목포항만청 류택열 해사안전시설 과장은 “서남해안에서 해양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뢰성 높은 표지시설 운영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면서 “해양교통시설의 고유기능에 해양항만 홍보를 접목한 고차원적인 대국민 서비스 향상과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에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목포=김준석기자 kjs0533@
초등학교 때 불렀던 동요 ‘등대지기’다.
등대는 크게 두 가지. 지키는 사람이 있으면 유인등대고, 없으면 무인등대다. 등대를 지키는 등대지기의 정식명칭은 ‘항로표지관리원’이다. 등대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각종 항로표지를 관리해서다. 1988년부터 바뀌었다.
9일 목포항만청 해사안전시설과에 따르면 항로표지시설 이외에도 선박의 안전 항해를 위해 GPS보다 정확한 위치 정보를 제공해주는 위성항법 보정시스템(DGPS)과 통항 선박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감시하는 해상 교통관제시스템(VTS)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등대가 단순한 ‘바다 안전 지킴이’ 역할뿐만 아니라 관광이나 휴식 등 시민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아름다운 등대로 변모하고 있다. 이에 목포항만청 관내 유인등대와 아름다운 등대 등을 살펴봤다.
가거도 항로표지관리소 이기성 주무관은 “예전과 달리 생활 주거환경이 많이 좋아져 특별하게 불편을 느끼지는 않는다”면서 “누구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것이 조금 힘들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3명이 한 달에 22일 근무하고 8일간 휴무하는데 이 기간 동안 가족들을 보러 목포 등 대도시로 나간다고 한다.
목포에서 약 116㎞ 떨어져 있는 홍도 등대는 목포항과 서해안의 남북항로를 이용하는 선박들의 길잡이다. 일제강점기인 1931년 일본이 침략전쟁에 참여하는 자국 함대의 안전항해를 위해 건립했다. 불빛은 20초에 3번 반짝이며 가시거리는 약 45㎞다.
또 가사도 등대는 1915년 조선총독부 체신국 시절에 점등됐다. 연간 1500시간이 넘는 안개 다발지역으로 부산·제주∼인천·목포 방면을 항해하는 선박의 안전을 위해 1984년 10월 광력 증강과 함께 유인등대로 새롭게 태어났다.
등탑은 해수면으로부터 70m나 되는 고지대에 위치하며, 회전식 프리즘 렌즈가 달린 등명기(燈明機)의 빛 도달거리는 50㎞에 이른다. 짙은 안개가 끼는 날이 많아 시야가 제한될 경우 무(霧)신호기를 울려 바다안개와 사투를 벌인다. 특히 이곳에는 DGPS 감시국은 물론 선박통항 신호표지의 레이더가 설치돼 진도연안 해상교통안전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남해안과 서해안을 연결하는 요충 수로인 장죽수도의 뱃길을 책임지는 하조도 등대는 1909년 2월 건립돼 지난 2009년에 100주년을 맞았다. 등탑 높이는 12m로 경사가 가파른 48m의 기암절벽 위에 우뚝 서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당사도의 원래 이름은 ‘항문도’(港門島)였으나 어감이 좋지 않아 바꾼 이름이 공교롭게도 ‘자지도’(者只島)였다. 그래서 지난 1999년에 다시 한 번 더 개명하게 된 것이 지금의 당사도(唐寺島)다. 30가구에 5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오붓한 등대섬으로, 1930년대 우리나라 최초로 전파 표지인 무선방향 탐지기가 설치돼 무선방위 측정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현재 남해안의 DGPS 기준국을 감시하는 감시국이 설치돼 있다.
목포항 관문에 설치돼 화원반도와 달리도의 협수로(폭 600m)를 관장하는 목포구 등대는 건립 당시에는 무인등대였으나 등대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유인등대로 바뀌었다. 지난 2003년 개량된 이 등대는 등탑이 36.5m로 힘차게 항진하는 선박을 형상화해 관광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2005년 전국 최초로 구축된 ‘항로표지 원격 감시·제어시스템’의 운영센터가 설치돼 목포권 무인표지의 동작 상태를 24시간 감시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노래하는 등대’ 등 관광자원화=목포 항만청이 선정한 ‘아름다운 등대’는 몽하도 등대, 흑산도항 방파제 등대, 목포 북항 동(東)·서(西) 방파제 등대, 완도항 방파제 등대 등 모두 4곳이다.
목포항 입구를 오가는 배들을 안내하는 몽하도 등대는 삼학도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목포시의 시조인 학 모형으로 설치됐다. 또 흑산도항의 입·출항과 천혜의 자연경관과 어울리도록 흑산도항 방파제 등대는 신안군의 1004개 섬을 상징하는 ‘천사등대’로 지난 2013년 개량됐다.
목포북항 방파제 등대는 시민단체와 유관기관의 공모를 거쳐 풍차형상으로 설치돼 있어 북항 회타운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일명 ‘노래하는 등대’로 더 유명한 완도항 방파제 등대는 항구의 기다림과 항구를 오가는 배들의 움직임을 형상화했다.
한편 서남해역의 선박안전 업무를 총괄하는 목포항만청 류택열 해사안전시설 과장은 “서남해안에서 해양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뢰성 높은 표지시설 운영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면서 “해양교통시설의 고유기능에 해양항만 홍보를 접목한 고차원적인 대국민 서비스 향상과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에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목포=김준석기자 kjs05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