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과 왕따 등 청소년 사회문제가 심각한 사회병폐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함평고등학교(교장 장용준)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인 ‘나비 프로젝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나비’(NAVI)는 인성교육 지향점인 욕구(Needs)·정서(Affectivity)·가치(Value)·통합(Integration)의 영문 머리글자를 조합한 용어이다.

함평고는 지난 14∼17일 나흘간 광주 DJ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4 대한민국 창의·인성 한마당’ 행사에 부스를 설치하고 ‘나비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김종호 교감은 행사 첫날인 14일 ‘수업이 바뀌면 인성도 업(Up)!’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독자적인 인성프로그램의 내용과 효과에 대해 소개, 호평을 받았다.

◇맞춤형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함평고가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발벗고 나선 까닭은 2000년 초 일본의 ‘이지메 현상’과 같은 학교폭력·왕따 등 청소년 문제가 농촌지역까지 급속하게 확산되면 교실붕괴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마침 함평고는 농·산·어촌 우수고로 지정돼 예산활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지난 2008년부터 인성교육 전문가들과 협동으로 ‘함평고 맞춤형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2013년부터 독자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나비프로젝트는 ‘학력과 인성이 조화를 이룬 참되고 창의적인 인간 양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나비 프로젝트’는 ▲신입생 입학전 학교적응 프로그램 ▲1학년(인성) ▲2학년(진로)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힐링 휴(休)프로그램’과 ‘가을 음악회’ ▲습관배양 프로그램인 ‘교탁머리 인성교육’ 등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우선 함평고에 입학예정인 신입생 전원은 조기 학교적응을 위해 오리엔테이션을 겸한 ‘신입생 입학전 학교적응 프로그램’(브라보 마이 라이프!)에 참여하게 된다. 1박2일 또는 2박3일간 동안 숙박을 하며 진로지도 전문가의 강연과 친구사귀기 등 기초 인성교육 훈련과 진로캠프를 통해 행복한 자기인생을 꾸려나가는 첫발을 내딛게 된다.

1학년의 경우 4∼10월 매주 월요일(연중 18회)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인성과 리더십 배양을 위해 ‘정서인식→정서표현→정서활용→자주적 삶’ 등 4단계로 나눠 실습위주로 운영된다.

2학년은 4∼10월 매주 월요일(연중 18회)에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위주로 운영된다. 진로설정과 생애핵심역량 강화훈련으로 면접 시뮬레이션과 ‘가치관 월드컵’, ‘대학을 향한 발걸음’ 등 다채롭게 꾸며진다.

◇힐링 프로그램으로 스트레스 ‘훌훌’=이 밖에도 학생들의 과중한 교과교육과 대학입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4월부터 12월까지 ‘힐링 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4월에는 학교사랑 프로그램, 5월에는 체육대회를 겸한 ‘삼겹살 데이’, 7월에는 여름맞이 ‘수박데이’, 9월에는 수능 100일에 맞춰 ‘수능대박 결의대회’를 가지며 학교구성원 전체가 웃고, 떠들며 스트레스를 떨치고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게 된다. 또 매년 10월에는 다목적 강당에서 ‘가을 음악회’를 갖고 있다.

‘나비 프로젝트’에서 돋보이는 프로그램은 ‘교탁머리 인성교육’이다. 조상들이 밥상머리에서 자녀들에게 예의범절을 가르쳤듯이 매주 월요일 1교시 수업시작과 동시에 5분정도 학생들의 삶에 도움이 될만한 주제의 훈화를 하고 있다.

장용준 교장은 “나비 프로젝트는 농·산·어촌 중학교 인성·진로 프로그램으로 확산이 가능하다”면서 “앞으로도 자아형성기의 청소년을 위한 바르고 긍정적인 인성함양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함평=황운학기자 hw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