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성탄의 계절이라고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인 크리스마스는 전 세계인이 즐거워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면서 나무에 여러 가지 장식을 달아 성탄을 기뻐하는 마음과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합니다. 이제는 백화점에서나 화려한 성탄 장식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릴 적 교회에서 예수님을 기다리면서 선생님이 가져온 전나무에 색종이를 오려서 띠를 만들고, 귀한 반짝이와 손으로 만든 장식들로 수수하게 만들던 성탄장식은 사라졌습니다. 요즈음 성탄절은 산타클로스와 화려한 장식들, 들뜬 마음 등 수많은 세속적인 선물들 속에 파묻혀 있습니다.

예전에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동산에 간 적이 있습니다. 마침 그곳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멋진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화려하게 꾸며진 퍼레이드였습니다. 눈의 요정, 각종 인형, 세계 각국의 의상,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광대 등등 크리스마스를 위하여 꾸며진 겨울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그 퍼레이드를 보고 난후에 뭔가 허전함이 느꼈습니다. 아기 예수님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마구간이나 목자의 모습도 없었습니다.

집에서 아이들과 성탄목을 장식하려고 시장에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성탄 나무를 예쁘게 꾸며줄 다른 장식물들은 많았지만 정작 천사, 목자, 아기 예수님, 마구간과 같은 장식물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학자들에 의하면 처음에 성탄 나무를 장식할 때는 장미꽃, 사과, 빵을 가지고 했다고 합니다. 장미는 ‘샤론의 꽃’ 예수님을, 사과는 에덴동산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예수님이 하나님 앞에 죄인인 인간을 구원하러 오셨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빵은 ‘생명의 양식’인 하나님 말씀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또한 가난한 자들을 먹이는 일용할 양식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제 그런 3가지 의미를 가진 성탄 트리는 찾을 수도 없고, 상점에서 구할 수도 없습니다. 성탄절을 맞이하면서 우리들의 관심은 어디에 가 있나요? 연말의 들뜬 분위기와 선물, 유흥, 놀이에 머물러 있지는 않나요?

마구간에서 예수님이 탄생하신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리에 오셨다는 겁니다. 예수님이 탄생하신 자리에 동방박사 같은 학자들이 와서 예수님에게 선물을 드리기도 했지만,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인 목자들도 있었습니다. 목자들은 들에서 양떼를 치는 사람들입니다. 당시 사회적으로 보면 가난하고 비천한 사람들입니다.

누가복음 1장53절에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 불리셨으며 부자는 빈손으로 보내셨도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부자는 빈손으로 보내지만, 주리는 자는 좋은 것으로 배를 불리신다고 했습니다. 먹을 양식이 필요한 자는 부자가 아니라 주린 자들, 곧 가난한 자들입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 가운데 하나가 주린 자들을 배부르게 하시기 위한 겁니다. 우리 어머니들은 손님이 집에 오게 되면 절대 빈손으로 보내지 않으십니다. 무엇 하나라도 손에 쥐여 보내는 것이 어머니들의 마음입니다. 제 친구 어머니가 청송에서 식당을 운영하십니다. 휴가 때 우연히 그곳을 지나게 되어서 친구 어머니를 찾아갔습니다. 닭백숙집인데 어머니가 정성을 다해서 차려주신 음식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인사를 드리고 가려는데, 친구 어머니가 무엇인가를 들고 나오십니다. 당신이 농사지은 것들을 이것저것 싸서 주신 것입니다. 얼마나 그 사랑에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우리 한국의 어머니들이 그렇습니다.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그런 사랑이 나오지 않습니다. 예수님도 이 땅에 오셔서 배고픈 자들을 배부르게 해 주셨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에게 긍휼의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초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빵이 걸려 있었음을 기억합시다. 먹을 것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주는 긍휼의 마음으로 성탄절을 보내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