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하구둑 구조개선사업이 지난 8일 최종 준공됐다.

지난 2005년 국토부에서 수립한 영산강유역 종합 치수계획에 포함돼 영산강 살리기 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구조개선사업은 2010년 착공해 5년간에 걸쳐 사업비 6354억원이 투입됐다. 특히 이번 사업의 준공은 1972년부터 시작된 영산강 농업개발 42년 역사가 마무리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1단계 영산강 농업개발사업에 따라 4대 농업용 댐(장성·담양·광주·나주)이 건설됐고, 1976년부터 시작된 2단계 사업으로 영산강 하구언(1982년 준공)이 건설됐으며, 3단계 사업으로 영암 방조제와 금호 방조제가 완공됐다. 4단계인 영산강하구둑 구조개선 사업은 친환경 및 신기술·신공법이 접목된 국내 농·어업 토목 기술력의 집약체이다. 이번 영산강하구둑 구조개선사업에 활용된 과학적 공법에 대해 살펴봤다.

◇침수피해 예방과 랜드마크 창출=구조개선사업은 크게 1공구(영산호 배수갑문 확장·어도설치)와 2공구(영암호 배수갑문 확장·통선문 설치), 3공구(영암 연락수로 확장· 영암 제수문 확장·금호 제수문 신설)로 나뉜다.

1공구 구조개선사업을 통해 바닷물 유입을 막고 가둬 놓은 강물을 바다로 빼내기 위한 영산강하구둑 배수갑문이 확장(기존 240m→480m)됐다.

기존 갑문과 증설된 갑문 사이에 세워진 통제 관리센터의 물관리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재해 예방기능이 더욱 강화됐다. 상부 33m의 높이에 영산호와 서해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를 설치해 영산강의 랜드마크를 창출했다.

2공구 영암호 산이 배수갑문(기존 80m→410m 확장)은 소라의 형태와 파도의 모양을 결합한 ‘오션 게이트’를 형상화했으며, 대한토목학회에서 농·어업 토목구조물로는 최초로 ‘올해의 토목 구조물’로 선정했다.

배수갑문 상단의 개방된 전망 데크는 해남의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하구둑 축조 이후 단절된 영산강과 서해 바다를 연결하는 영암호 통선문이 설치돼 영산강 뱃길도 복원됐다.

◇영암 연락수로 통해 담수호간 홍수조절=영산호와 영암호 사이에 위치한 3공구 영암 제수문은 30m에서 50m로 확장됐고, 금호 제수문은 30m 규모로 신설됐다.

동양 최대·국내 최초로 유지관리가 용이한 하이브리드 형식을 적용한 영암 제수문은 ‘유량조절 능력’과 ‘선박 통항의 안전성’의 두 기능을 모두 확보했다. 제수문은 롤러게이트 형식의 ‘조절 수문’과 국내최초로 도입된 부유식 섹터게이트 형식의 ‘주 수문’으로 이뤄져 있다.

주 수문인 부유식 섹터게이트는 수평 개폐로 효율적인 선박 통항이 가능하며, 건조상태 보관으로 유지관리 능력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작은 구동력으로 에너지 효율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킨 플레이트와 트러스 암, 힌지 시스템 등으로 구성되며, 하상으로부터 1m 떠서 이동하는 에너지 저감형 부유식 섹터게이트이다.

섹터 게이트는 신뢰성있는 설계를 위해 네덜란드 아카디스사가 직접 설계에 참여해 각 문비체는 7개의 격실로 나눠져 있다. 이 가운데 양끝의 네 개를 부력 탱크로 사용하게 됐다. 부력탱크에는 게이트 하강을 위한 유입밸브와 게이트 부유를 위한 유출펌프, 부유시 파랑에 의한 진동을 방지하기 위한 웨이브 댐퍼를 설치했다.

이와 함께 영암 연락수로(총연장 5.62㎞)는 수로 폭을 15m에서 140m로 확장시켜 수질정화와 생태보전, 재해예방 기능을 극대화했다. 또 배수갑문에 설치된 전망타워(높이 56m)는 영암호의 상징인 가창오리의 군무를 형상화해 화려하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표현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영산강사업단 안순섭 단장은 “영산강하구둑 구조개선 사업을 통해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전통문화의 복원, 홍수조절에서 자연환경 보전까지 남도의 역사를 다시 쓰는 거대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산강 구조개선사업 완공 이후 러시아와 태국, 미얀마 등 농업·농촌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해외 각국 고위급 인사들의 기술연수나 견학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목포=김준석기자 kjs0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