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목포 구도심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한 ‘재생 수술’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전국 12곳에서 국가차원의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총 1조2037억 규모로 이들 선도지역의 사업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목포시의 사업유형은 ‘근린재생형’(일반 규모)으로 모두 14건에 총 339억원이 승인됐다. 이에 목포시 도시재생 사업의 주요 내용과 사업 추진방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다.

◇도시재생사업 뭐가 담겼나=민선 6기 들어 박홍률 시장이 펼치는 첫 사업이고 향후 민선 6기를 평가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따라서 박 시장도 이 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지역민들이 좀 더 편안하고, 좀 더 안전하고, 좀 더 쾌적한 도시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고 핵심”이라며 “도시재생사업은 주민들의 열정이 모여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목포시가 국토부에 제출했던 활성화계획(안)에 따르면 ‘마중물 사업’ 10건을 비롯해 부처 협업사업 2건, 지자체사업 2건 등 14건의 사업이 담겼다.

마중물 사업 가운데 ‘유휴 시설을 활용한 역사문화관광 활성화’가 가장 눈에 띈다.

이 사업은 목원동 일대에 산재된 공가(空家)를 리모델링해 ‘예술가의 집’이나 게스트 하우스로 조성하고, 호남동에 위치한 보해양조 본사내 별관(1964년 건립)을 ‘전통주 체험관’으로 조성해 운영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또 차범석 거리, 김우진 거리, 마인계터 거리를 조성해 남교 소극장→차범석 생가→김우진 기념비→마인계터 거리→게스트 하우스→보해양조 전통주 체험관→남진기념관→중앙 식료시장을 연결하는 관광루트를 개발해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경기 활성화를 위한 목포 오미(五味=민어·홍어·꽃게·갈치·낙지) 특화장터가 조성되고, 상권 활성화를 모색하는 이벤트 및 축제 프로그램도 개발된다.

특히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주택개량 지원 및 경관관리 사업, 안전하고 정감있는 마을 조성사업, 사랑방 조성 및 노인중심 마을기업사업 등이 함께 추진된다.

이어 총 60억이 투입되는 도시재생 기반시설 설치사업을 통해 주차장 2개소, 공원 1개소, 소로 2개 노선을 신설할 계획이다.

부처 협업사업으로는 ‘목포 역사문화의 길’ 조성사업과 ‘취약계층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 사업’이 펼쳐진다.

이와 함께 시는 지자체사업 일환으로 총사업비 11억원을 들여 지난 1936년 건립된 가수 남진의 생가를 활용해 기념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대중문화를 통한 도시재생사업의 새로운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사업의 구체적인 윤곽은 현재 진행중인 용역이 납품되는 2월께 나올 전망이다. 예산은 이미 확보돼 있어 ‘앞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어떤 방향으로 추진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일만 남았다.

◇전문가가 말하는 사업추진 방향은=전문가들은 “주민들이 단순한 의견제시 정도로 참여하고 관이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자발적 주민참여만이 도시재생 사업의 성공 열쇠”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목포대 초청으로 열린 세미나에서 미국 미시간 주립대 교수들은 도시재생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민 각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협상을 하지 말고 ▲개개인이나 시민들이 나를 버리고 이웃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행정을 포함한 정치가 개입돼선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김종익 (사)휴먼네트워크 상생나무 대표는 “재생사업의 방향설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쾌적하고 편리하고 살기좋은 공간으로 물리적 환경개선과 함께 문화적·경제적으로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목포시 도시개발사업단 박옥주 과장은 “예를 들어 남진생가를 기념관으로 하자는 안과 게스트 하우스로 하자는 안 등 견해차가 커 앞으로 의견수렴을 거쳐 집약된 의견을 도출해 내는 것이 넘어야 할 산”이라며 목포시·주민·상인회가 가장 하고 싶은 사업 1순위를 발굴해 이들 3개 사업을 최우선으로 반영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목포=임영춘·고규석기자 ly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