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7년 프랑스 작가 샤를 페르가 쓴 ‘신데렐라’는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동화가 되었습니다. 영어명 신데렐라(Cinderella)는 ‘재를 뒤집어 쓰다’라는 뜻으로 항상 부엌 아궁이 앞에서 일을 하는 데서 붙여진 별명입니다. 아버지, 새어머니, 그리고 두 명의 새 언니와 함께 사는 신데렐라는 힘든 집안일을 도맡아 하면서 온갖 구박을 받지만, 마음씨 착한 그녀는 묵묵히 견뎌냅니다.

묵직하고 넓적해서 늘 마룻바닥에 놓여있던 호박은 날마다 마루를 쓸고 닦는 신데렐라를 ‘내가 뭐라도 도와주면 좋을 텐데…’라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봤을 겁니다. 신데렐라가 자는 더럽고 허름한 다락방에는 쥐가 많았습니다. 쥐들도 ‘저 마음씨 고운 재투성이 아가씨를 어떻게 도울 수 없을까?’하고 걱정했을지 모릅니다.

어느 날 그 나라의 왕자가 신붓감을 찾기 위해 무도회를 열고 젊은 여자들을 모두 초대합니다. 새어머니와 두 언니는 화려하게 치장을 하고 무도회에 가지만, 신데렐라는 세 모녀가 시킨 집안일들 때문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가 ‘나도 무도회에 가고 싶다’고 혼잣말을 하며 절망 속에서 울고 있을 때, 한 요정이 나타나 요술봉을 휘두르자 호박은 황금 마차로, 생쥐들은 말로, 큰 쥐는 마부로 변했습니다. 그것만이 아니라 신데렐라가 입은 누더기 옷은 공주가 입을 법한 아름다운 드레스로 변했고, 유리로 만든 구두로 신데렐라를 변신시켜 주었습니다. 그리고 요정은 ‘자정이 되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말을 남긴 채 사라집니다.

무도회에 참석한 신데렐라는 왕자님과 춤을 출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춤을 추던 중 12시가 되어 급히 집으로 돌아가다가 그만 한쪽 유리구두를 잃어버립니다. 왕자님과 다음에 만날 약속도 정하지도 못했는데, 시계 바늘은 무심하게도 자정을 향해 달려갔던 겁니다. 자정을 알리는 종이 울리면 말은 쥐로, 마차는 호박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시간 안에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신데렐라에게 주어진 기적도 시간 앞에서는 아무런 힘이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어른들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시간이고, 시간을 당해낼 존재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건강도 사라집니다. 시간이 흐르면 인간의 수명도 줄어듭니다. 시간이 흐르면 인기도, 명예도 사라집니다. 시간이 흐르면 내가 소유하고 있는 재물조차도 쓰지 못할 때가 옵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1월에 무엇을 하고, 2월과 3월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계획표를 작성했던 기억이 나는데, 벌써 4월을 맞이했습니다. 순간 시간이 빨리 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신데렐라의 기적이 정해진 시간 안에 있었다면, 우리 인생도 정해진 시간 안에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나에게 건강이 주어지고, 내가 일을 할 수 있고, 내가 누군가를 섬기고 봉사할 수 있고, 내가 사랑할 수 있고, 내가 교제하고 여행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제한된 시간이 가기 전에 내가 해야 할 일을 즐기면서 열심히 감당해야 할 겁니다.

성경에는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에베소서5:16)는 말씀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악함들이 있습니다. 범죄가 있고, 다툼이 있고, 미움이 있고, 방탕함이 있고, 속임이 있고,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인정이나 도덕을 가리지 않고 권세와 모략, 중상 등 갖은 방법과 수단을 쓰는 술책들이 있습니다. 신께서 인간들에게 아름다운 지구별을 만들어 주시고 살게 하신 것은, 악한 모습들을 가지고 악한 세상을 만들면서 살라고 주신 것은 아닐 겁니다.

세월을 아끼면서 서로 사랑하고 서로 섬기고 도와주고 협력하면서 선을 만들어 가라고 주신 겁니다. 예전에 말기암 환자를 만나서 기도해 준 적이 있습니다. 그가 저에게 “목사님, 1년만 더 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 속에 아직 다하지 못한 일들로 인한 아쉬움이 담겨 있었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다했을 때, 후회와 아쉬움 보다는 보람을 느끼면서 감사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세월을 아끼는 사람이 되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