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담뱃값 인상을 두고 정책 도입의 취지가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함이다, 혹은 정부의 부족한 세수 확대가 목적이다 하는 등의 논란으로 떠들썩하더니 결국 올해 담뱃값이 평균 2000원 정도 인상됐다. 1월 초에는 담배 판매량이 많게는 절반 가량 줄어서 가격 인상이 상당한 금연 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겠다는 기대도 있었으나, 최근에는 판매량 감소세가 확연히 줄어드는 모양이다. 일단 습관화되면 쉽게 끊을 수 없는 담배의 심각한 중독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과연 흡연은 우리 몸에 얼마나 해로운 것일까? 실제로 흡연은 다양한 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으로 인한 대표적 질환으로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의 호흡기 질환이 있으며, 구강을 포함해 인두, 후두 등에 염증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숨이 차고 가래가 많은 만성 기관지질환, 목이 간질거리며 가래가 끓는 만성 기침, 콧물과 재채기를 유발하는 만성 비염, 목소리가 변하는 후두질환 등이 모두 흡연에 의해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 있다. 이러한 질환과 증상들은 담배를 직접 피우는 흡연자들 뿐만 아니라 옆에서 같이 생활하는 가족, 동료들이 원하지 않는 간접 흡연을 하게 됨으로써 함께 겪을 수 있다. 특히 면역력과 저항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어린이들의 경우 간접흡연 노출을 통해 급성 호흡기 질환, 중이염, 천식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

암과의 관련성도 많이 알려져 있다. 흡연과 폐암에 대한 인과 관계는 이미 널리 알려진바 있으며 그 밖에도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식도암 등의 상부 소화기 암과 비뇨기계 암의 원인이 된다.

2014년 미국 보건부에서 발간된 ‘흡연의 건강 결과에 관한 보건총감 보고서’에서는 흡연이 이미 알려진 위의 질환들 외에도 간암, 대장암, 급성골수성 백혈병의 원인이 된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한 최근 우리 사회에서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일단 발병이 되면 개인과 가정 모두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담배가 해로운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나와 가족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담배를 끊어야겠어!’ 하는 마음이 든다면 일단은 금연에 첫발을 내딛은 것이니 상당히 좋은 일이지만, 사실 금연을 마음먹더라도 이를 실행하거나 성공에 이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70% 이상이 금연을 원한다고 하며, 이들 중의 약 30% 정도는 실제로 금연을 시도해본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은 100명 중 2∼3명에 불과하다. 오죽하면 ‘금연에 성공한 사람과는 상종하지 않는 것이 좋다’라는 말이 우스개 소리가 회자되곤 할까.

금연을 시도했다가 실패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니코틴에 대한 의존성에 있다. 니코틴은 담배에 포함된 성분 중 하나로 뇌의 여러 신경 전달물질을 자극해 불안·초조감의 감소, 각성, 기분 전환 등의 긍정적 효과를 보이지만 대략 하루가 지나면 내성을 가지게 되어 효과가 감소된다. 일반적으로 초기엔 니코틴 의존의 긍정적 효과를 얻기 위해서 흡연을 하다가 나중엔 흡연을 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금단 증상을 피하기 위해 흡연을 하게 된다. 이 때가 되면 담배를 줄이거나 중단하면 초조, 불안감, 집중 곤란, 우울감, 불면 등의 금단 증상이 느껴지므로 금연이 쉽지 않다. 또한 금연 시도 기간 중에 흡연 욕구를 느끼게 되는 상황에 자주 노출돼 금연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금연을 결심했다면 가족, 친구, 동료들에게 금연 결심을 알리고 이해와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 좋다. 흡연 욕구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식사 후 양치질을 하고 가볍게 산책을 하거나 비흡연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오랜 기간의 흡연 습관으로 중독된 니코틴 의존증을 자신의 의지만으로 이겨내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이럴 경우에는 패치나 껌 등의 니코틴 보조제나 약물 요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가까운 병원의 금연클리닉을 찾아 의사의 상담과 처방을 받아 보는 것도 정신적, 경제적으로 금연 성공에 많은 보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