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싱크홀(sinkhole) 현상이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2월 설 연휴 중에는 서울 용산역 앞 주상복합 건물 공사장 근처에서 도로가 갑자기 꺼지면서 행인 2명이 땅에 생긴 구멍 3미터 아래로 떨어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싱크홀은 주변 건물을 쓰러뜨리거나 물체를 구멍 아래로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런 싱크홀은 왜 생겨나는 걸까요? 자연에서 나타나는 싱크홀의 원인은 대부분 지하수입니다. 땅에 떨어진 빗방울은 땅에 난 무수히 많은 작은 구멍들을 통해서 금세 스며듭니다. 물을 깨끗이 걸러주는 정수기의 필터는 땅의 구조를 모방해 만든 것입니다. 필터 위에 물을 부으면 물이 미세한 구멍을 통과하면서 불순물이 걸러져 깨끗한 물이 되어 떨어집니다. 땅에도 그런 식으로 물이 스며들게 되고, 깊이 들어갈수록 깨끗한 물이 되는 겁니다. 그러다가 단단한 암석층을 만나면 더 이상 스며들지 못하고 물이 고이게 되는데, 그것이 지하수입니다. 지하수는 불순물이 걸러진 깨끗한 물이기에 그것을 퍼서 사람들이 그냥 먹기도 하고 다양한 용도로 쓰입니다. 지하수는 공간을 만들게 되고, 거대한 배가 물 위에 뜰 수 있는 것처럼, 지하수는 땅의 무게를 버텨 내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싱크홀은 우리들이 지하수를 너무 많이 퍼내어 쓰다 보니, 지하수가 빠져나간 공간이 생기고, 결국 위에 있는 땅을 지지하는 힘이 점점 약해져 무너지면, 땅이 주저앉고 마는 싱크홀 현상이 나타나는 겁니다. 마치 건물을 바치고 있던 기둥을 부수면 건물이 자연스럽게 무너지는 현상과 같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중요한 삶의 원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내 안에 나를 바르게 지탱하고 버티게 하는 삶의 지하수가 채워져 있으면 문제가 없지만, 삶의 지하수가 빠져나가서 공간이 생기면 나는 무너지고 만다는 겁니다. 성완종리스트로 인하여 정치계에서 여러 사람의 이름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습니다. 건설회사는 더 빨리 성장하기 위해 정치권에 로비를 하고 정치인은 정직하지 못한 돈을 받아 정치자금으로 썼다는 의혹을 받습니다. 매일 방송되는 뉴스와 발행되는 신문을 보면 범죄 소식은 끊이지 않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오늘도 마음의 양심을 찌르는 죄를 짓고, 용서를 빌고 용서를 받고, 심지어는 지은 죄를 비밀로 감추어 둔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왜 사람이 죄와 유혹으로부터 무너지나요? 그것은 내 심령 속에 도덕과 윤리의 지하수가 고갈되어 텅 빈 공간이 생기고, 나를 버티게 할 힘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채우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무엇으로 채우나요? 기독교에서는 성경말씀을 이야기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사랑하면서 살고, 정직하게 살고, 용서하면서 살고, 잘못을 회개하면서 살고, 겸손하게 살고, 섬기면서 살고, 정의롭고 의롭게 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모든 삶의 원리를 내 안에 채우면서 살라는 겁니다. 인생을 살다가 막힌 문제와 실패로 인하여 지치고 피곤한 사람들은 좌절하기도 하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그것을 막을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심령을 소망과 평안으로 채우는 겁니다. 오래전 이야기지만 한 때 목사는 미국 방문 비자도 받기 어렵고 신용카드도 발급받기 어렵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미국에 가면 불법체류자가 되고 카드를 쓰면 갚지 않는 모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신뢰가 무너졌다는 겁니다. 신용불량자가 발생하고 이 사회를 불신(不信) 사회라고 말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사람들의 심령과 사회 속에 믿음을 채워야 합니다. 왜 부부와 연인들이 헤어지는 아픔을 경험하나요? 진실하고 뜨거웠던 사랑이 비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 사랑을 채워 넣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바르고 좋은 것으로 채워지는 나라가 되었으며 합니다. 그리하여 모든 국민이 든든함과 풍성함을 누리면서 살아갈 수 있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