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가 원도심 경제활성화와 밀려오는 유커(旅客=중국 관광객)들을 수용하기 위한 대책 일환으로 ‘사후 면세점’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목포시는 “원도심의 ‘차 안 다니는 거리’ 일대에 있는 상가들을 대상으로 사후 면세점을 지정해 외국인 쇼핑 특화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사후 면세점은 외국인이 지정 판매장에서 3만원 이상 물건을 구매할 경우 물품 대금에 포함된 부가가치세, 개별 소비세를 출국시 공항내 면세(TAX FREE) 환급창구를 통해 돌려받는 제도를 말한다.

일정 요건을 갖춘 일반 과세사업자(간이 과세자 제외)가 관할 세무서에 신청하면 국세청장이 정하는 기준에 적합 여부를 거쳐 지정받게 된다.

이에 사후 면세점 추진방향과 주변 상인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과제는 없는지 짚어봤다.

◇사업 추진방향과 상인 반응=원도심 차 없는 거리, 보해상가 거리, 구 목포극장 거리 등에 위치한 상가 378곳을 대상으로 사후 면세점을 지정해 쇼핑 특화거리로 조성한다는 게 골자다.

주요 취급 품목은 화장품, 귀금속, 건강식품, 의류, 악세사리 등이다.

이를 위해 시는 총 사업비 2억7000만원을 들여 특화거리 내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도록 중국어·일본어 공용 와이 파이를 설치하고, 외국어 간판과 외국어 안내지도 제작, 요우커 대상 어플과 특화거리 모바일 홈페이지 구축 등의 사업을 펼친다.

이 같은 외국인 쇼핑 특화거리 조성과 관련, 주변 상인들의 반응은 호의적이고 적극적이다.

원도심상인회 김부영 회장은 “상인들 모두가 적극 환영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회장은 “사후면세점 지정을 계기로 상인들이 단합·협력하는 동기 부여와 함께 앞으로 경기전망도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차있다”면서 “특히 공동화 현상으로 낙후된 거리가 선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과제는 뭔가=반면 사후 면세점의 기대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 않다.

공항 면세점처럼 구매 당시 세제 혜택을 보는 게 아니라 출국시 신고를 거쳐 한 달 후에 환급받는 시스템으로, 절차가 복잡하고 불편하기 때문에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또 화장품이나 의류 등 판매 품목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웬만한 품목은 공항 면세점에 있는데 굳이 미리 물건을 사서 들고다니는 불편을 감수하겠느냐는 것이 그 이유다.

지역구인 최기동 시의원은 “유커들의 구매욕을 충족할 수 있는 품목 선정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며 “면세점에 없는 목포시만이 갖는 토속적인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최 의원은 목포가 주요 집산지인 김·다시마·미역 등 건어물을 주요 대상 품목으로 정해 고급 상품화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목포만의 브랜드인 DJ 스카프나 넥타이, 옥(玉)공예 등도 좋은 소재라며 독창적인 매뉴얼을 만들어 줄 것”을 주문했다.

목포시 김문옥 관광경제국장은 “면세점에서 취급하는 외국산 명품이 아니라 생필품 위주로 차별화하고 쇼핑거리를 지정해 집적화시킨다면 승산이 있다”면서 “여행사들이 이곳을 관광코스로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정받은 상가마다 1번부터 200번까지 번호를 부여하고 취급 품목을 명시한 리플릿을 제작해 손쉽게 구매하고 싶은 품목을 선별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목포=글·사진 임영춘·고규석 기자 ly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