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가 대학부지 용도 변경과 관련, 국민권익위원회 권고를 무시하고 용역과제 사전 심의까지 묵살하며 무리하게 사업 추진을 강행해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권익위는 지난 2월 주민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 또 지난해 11월 말 열린 용역과제 사전 심의위원회에서도 ‘해당 지역주민들과 의원들에게 사전 보고하고 공감대 형성 후 추진하라’는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주민대표인 지역구 시의원들을 협의체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시는 “시의원은 정치적 색채가 있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해 현재까지 협의체 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하지만 시는 지난 12일 ‘옥암 대학부지 개발 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용역 지명경쟁 입찰’ 공고를 내고, 용역비 5억1900만원을 들여 사업을 진행하는 강수를 두었다. 이번 입찰에는 한국종합기술(주) 등 9개사가 참여했다.

특히 지명경쟁입찰에 대한 논란까지 일고 있어 후폭풍이 예상된다.

허정민 전 시의회 부의장은 “계약부서가 아닌 사업부서에서 용역을 발주한 것은 조사할 필요가 있으며, 무엇보다 ‘지자체를 당사자로 한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2조에 따르면 지명경쟁입찰은 특수한 상황일 경우 1억 원 이하일 때만 할 수 있다”면서 “공고를 즉각 취소하고 감사실에서는 감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시민 혈세 5억 원이 낭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윤소화 정의당 도당위원장은 “민·관의 합의와 협의를 거쳐 추진하라는 권익위 권고를 무시하고 시민단체의 참여를 원천 차단하면서까지 목포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밀어붙이기식 사업추진을 개탄한다”며 “시민의 저항과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의당 목포시위원회는 20일 시청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학부지 용도변경은 하당지구와 원도심의 공동화·상권 붕괴를 자초하고, 목포시 부채가 많아 용도변경을 통해 부채를 청산해야 한다는 시의 억지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면서 “시민 혈세 5억1900만원을 낭비하는 용역을 당장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목포시 도시개발사업단 관계자는 “일반회계가 아닌 공영특별회계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며 지명경쟁입찰은 용역이 중요하고 금액이 많아서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글·사진 목포=고규석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