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눈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첫째로 겨울철에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듯 여름에 유행하는 눈병인 바이러스성 결막염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둘째, 자외선 노출을 줄이는 일. 셋째, 에어컨에 장시간 노출되어 안구가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일이다.

특히 올 여름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이 국내에 전파되면서 국민이 바깥 나들이를 삼가거나 단체모임을 피하면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여름철에 잘 유행해 쉽게 타인에게 전염되는 눈병도 메르스 원인균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 균에 의해 전염된다. 이처럼 외부 활동이 자제되는 분위기 속에서 올해는 눈병이 유행이 되지 않기를 기대하며, 유행성결막염의 이야기에 앞서 바이러스 균에 대한 상식을 좀 더 늘려보자.

바이러스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각각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는 우리 인간의 몸에 침범하는 부위가 다르고, 그에 따른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당연히 병명도 다르게 불린다. 바이러스는 가장 작은 크기의 생명체이다. 생명체인 만큼 후세를 남기기 위해 생물들처럼 종의 대물림을 위한 노력을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스스로 이러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생물체에 침투해 생물을 괴롭히면서 번식한다. 이 과정이 바이러스에게는 종자의 번식이지만 인간에게서는 병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인간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면서부터 바이러스에 공격당하면서 생존해왔다. 그런데도 어떻게 인간이 바이러스에 대항해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다행히 인체에는 외부 적의 침투에 대한 방어체계가 있고, 이를 인체 내에 존재하는 면역체계라 한다.

모든 인간이 잘 작동되는 완벽한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다면 메르스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나 눈병을 옮기는 바이러스에 접한다고 하더라도 병으로 나타나기 전에 퇴치된다. 그러나 한꺼번에 많은 양의 바이러스를 접하거나 면역체계가 취약하면 초기에 적절한 대응이 되지 못하고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서 번식하게 되며,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때 사람은 병의 증상을 자각하고 앓아가는 과정이며, 한편 우리 몸은 면역체계를 동원하고 그 기능을 활성화시켜 바이러스를 퇴치해 가는 상황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감기에 걸리지만 회복되듯이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이 된다고 하더라도 면역체계가 바이러스를 퇴치해 건강을 되찾는 것이 일반적인 병의 경로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치명적이 되는 경우도 있다.

눈병을 일으키는 균으로는 아데노바이러스와 엔테로바이러스가 있다. 아데노바이러스는 유행성각결막염을 일으키며 엔테로바이러스는 아폴로눈병이라는 별명을 가진 급성출혈성결막염을 일으킨다. 이들 눈병은 공기감염이 되지 않기 때문에 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가까이 접하거나 대화를 나눈다고 해서 옮기는 것은 아니다. 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손이나 오염된 수건 등을 통해 균이 눈에 직접 옮겨져야 감염이 된다. 따라서 수시로 손을 깨끗이 씻어 청결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가족 안에 눈병환자가 있더라도 피할 수 있다.

자외선이 피부암은 물론 각종 피부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인 것처럼 자외선의 과도한 노출은 눈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짧은 야외활동으로 자외선을 접한다고 눈에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장기간 야외에서 일하는 농부나 선원들을 통한 연구를 살펴보면 과도하게 자외선에 노출되면 군날개, 백내장, 황반변성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므로 장시간 외출시는 자외선 차단용 선글라스나 챙이 넓은 모자를 같이 착용하는 것이 좋다.

더위를 식혀 주는 에어컨이 냉방병을 비롯한 여러 질환을 유발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에어컨이 눈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밀폐된 공간에서 불어오는 에어컨 바람은 눈을 건조하게 만드는 데, 건조해진 눈은 쉽게 충혈되고 피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특히 안구건조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이러한 증세가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