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 소재 건설폐기물 중간 처리 업체인 A 환경업체가 충남 보령시와 순천시 등지에서 낙찰받은 건설폐기물을 불법으로 재위탁해 온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8일 본보가 입수한 A 환경업체 낙찰자료에 따르면 업체는 지난 2013년 7월부터 11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낙찰받은 건설폐기물을 자사 시설로 반입해 재처리하지 않고 순천과 나주, 충남 보령 등 타 폐기물 업체에 재위탁한 것으로 나타났다.

A환경업체는 지난 2013년 5월에 충남 보령시 수도사업소에서 ‘농·어촌지방 상수도 시설공사 폐기물 처리용역’(5억여원)을 낙찰받아 현재까지 위탁을 진행중에 있으나, 폐기물 일부를 25t 대형 트럭으로 운반해 충남 보령 소재 B환경업체에 재위탁했다.

또 2013년에 한국수자원공사 주암댐관리사무소의 ‘주암댐 비상 여수로 건설폐기물 처리용역’(11억여원)을 낙찰받아 올 연말에 완료할 계획인데, 그중 일부도 순천에 있는 C환경업체로 재위탁됐다.

이 밖에도 순천시 맑은물 관리센터의 ‘인월(남재)처리분구 하수관거 정비공사’(2억여원)와 한국농어촌공사 구례지사(800만여원)에서 낙찰받은 일부도 순천에 있는 C환경업체로 재위탁됐고, 광주 전파관리소(5500여만원)에서 낙찰받은 일부는 나주 D환경업체로 재위탁됐다.

이처럼 업체가 위법을 하면서까지 건설폐기물을 재위탁하는 이유는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입찰에서 낙찰받더라도 업체 소재지인 무안와 거리가 많이 떨어지면 운송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운송비용마저 증가해 그만큼 회사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으로 보인다.

A환경업체는 지난 1996년에 설립돼 현재 폐기물 중간처리업(파쇄전문, 소각처리전문), 폐기물수집 운반업, 폐기물 재활용업 등 여러 가지의 인·허가를 보유하고 있다.

A환경업체 대표는 “다른 업체들도 같은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처벌수위가 낮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한다”고 답변했다. 재위탁을 받은 B, C, D업체들 역시 “시간이 지나서 잘 모르겠다. 불법 재위탁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무안군 관계자는 “제보를 받지않고서는 실질적으로 단속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불법적인 재위탁 사실이 확인되면 행정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건설폐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제23조(건설폐기물 수집·운반 또는 처리의 재위탁 금지)에 ‘중간처리업자는 위탁받은 건설폐기물을 위탁받은 성질·상태 그대로 재위탁하거나 재위탁을 받아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건설폐기물을 처리할 수 없는 사유(허가취소, 천재지변 등) 발생시 시·도지사의 승인을 받아 건설폐기물의 수집·운반 또는 중간처리를 재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악=임동현기자 id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