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공부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었던 부모들은 방학이 되면 아이들 키에 부쩍 관심을 갖게 된다. 아이들 공부에만 신경 쓴 탓에 ‘나중에 크겠지’라며 성장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학년이 높아감에도 키가 자라지 않아 고민하는 부모들을 종종 보게 된다. 적절한 치료시기 마저 놓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성장에는 시기가 정해져 있고 성장을 위해서는 네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성장판이 열려 있어야 하고, 성장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돼야 한다. 간이나 연골에서 IGF-1이라는 물질이 합성되어야 하고, 마지막으로 충분한 영양섭취와 숙면이 필요하다.

특별한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성장호르몬 분비가 낮은 경우는 많지 않다. 후천적인 요인으로 뇌하수체 질환이나 갑상선질환이 발생한 경우같이 실질적인 호르몬 대사에 문제가 생긴 경우는 직접적인 호르몬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성장 호르몬이 부족하지 않은 이상 성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장판의 상태이다. 성장판이란 각 뼈의 끝부분에 존재하는 연골 부분을 말하는데, 이 부분에서 세포가 자라면서 뼈의 성장이 이뤄진다.

성장판은 성 호르몬이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보통 남아 16∼17세, 여아 14∼15세)에 닫히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남아의 경우 음모가 난 후 3년 이내, 여아의 경우 초경 후 2년 이내에 성장이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 예전 세대에는 영양이나 기타 문제로 성적 발달이 늦은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 아이들은 보통 초등학교 고학년에 성적 발달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남아들의 경우 머리에서 체취가 나기 시작하면 성적발달이 시작되고, 여아들의 경우 젖 몽우리가 발달하기 시작하면 2년 내에 생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증후가 있으면서 키의 분위도가 30% 이하인 경우, 1년에 3cm 미만의 성장을 보이는 경우에는 저성장 패턴이므로 아이의 상태에 대해 면밀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또한 만 9세 전에 과도한 성 발달을 보인다면 성조숙증일 수 있으므로 정밀 검사를 해야 한다.

흔히들 성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유전, 영양, 수면, 운동, 환경 등 5가지가 있다. 저성장에 있어서 가장 일차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유전적 요인이다. 유전적인 부분은 꼭 부모 키에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고 가계 내의 형질에서 유전이 되므로 명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유전적 요인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므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관리할 수 있는 나머지 부분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면 아이는 잘 자랄 수 있다.

5대 영양소는 인체에 있어서 키 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식물성 단백질위주로 식단을 구성하고 칼슘섭취를 위해 신선한 유제품과 녹색 채소 식단을 꾸미면 좋다. 비타민D 섭취와 야외활동을 통한 햇볕노출도 좋다.

일반적으로 성장 호르몬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활발히 분비가 되는데 잠을 늦게 자거나 깊게 자지 못하는 경우 성장에 필요한 호르몬이 부족할 수 있으니 올바른 수면습관을 들이도록 해야한다.

뼈에 수직으로 자극을 줄 수 있는 수영, 줄넘기, 농구, 달리기, 산책 등은 성장판을 자극하는 운동으로 유명하다.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활동적으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습관을 길러 주는 게 좋다.

요즘 문제가 되는 소아 비만의 경우에도 키 성장에 방해가 된다. 비만의 경우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나게 하며, 운동 부족 등의 문제가 생겨 성장을 저해하게 된다. 또래에 비해 덩치가 크거나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면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관리를 해줘야 한다.

성장은 한두 달 사이에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꾸준한 영양관리와 적정시간의 수면, 꾸준한 운동 등이 충족될 때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부모님들의 꾸준한 관리와 관심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