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수상했던 국민적 영웅인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 그를 떠올리면 얼굴 위로 흐르는 땀방울과 처진 눈, 그리고 치켜든 턱이 생각난다.

심한 안검 하수가 있었던 이봉주 선수는 앞을 보기 위해서 이마에 잔뜩 주름을 지우고 턱을 높이 치켜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안검하수란 이와 같이 윗눈꺼풀 올림근의 힘이 약해서 윗눈꺼풀이 아래로 쳐지고 눈꺼풀 틈새가 작아져서 정상적으로 눈을 뜨지 못하는 질환을 말한다.

안검하수는 크게 선천성 안검하수와 후천성 안검하수로 나눌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눈꺼풀을 올려주는 근육이나 이를 지배하는 신경이 약해서 발생하는 선천성 안검하수의 경우에는 목을 가눌 수 있고 관심 있는 물체를 쳐다볼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정면의 물체를 보기 위해 이마를 위로 들어올리거나 턱을 위로 쳐드는 증상을 보인다.

반면에 외상, 신경질환, 마비, 노화 등에 의해 발생하는 후천성 안검하수의 경우에는 선천성 안검하수와 달리 환자의 연령대가 높은 경우가 많으며 안검하수가 발생한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여러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증상은 아래로 쳐진 윗눈꺼풀이 시선을 가리게 되므로 정면을 쳐다보는 것이 답답하게 되고, 따라서 이마를 들어올리고 턱을 위로 올리게 된다.

안검하수를 치료하지 않을 경우에는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선천성 안검하수를 방치하면 난시, 약시가 발생할 수 있으며 늘 고개를 올리는 이상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시신경 발달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아 발생한 약시의 경우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 장애로 남게 된다. 물론 안경이나 콘택트 렌즈로도 교정이 되지 않는다.

또한, 성장기 어린아이의 경우 친구들의 놀림 등으로 외모에 대한 심한 콤플렉스를 갖게 되고,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위축되며 정서불안이 유발될 수 있다.

그리고 후천성 안검하수의 경우에는 만성 진행성 외안근마비, 안인두 이영양증, 근긴장성 이영양증, 중증 근무력증, 부신피질호르몬 이상과 같은 진행성 신경계통 질환의 첫 신호로 안검하수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빨리 원인을 밝혀 전신적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안검하수가 의심된다면 정확한 진단과 그 원인을 찾기 위해서 반드시 안과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안검하수는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은 시력을 비롯한 눈의 기능, 안운동, 안검하수의 정도 그리고 눈꺼풀 올림 근육의 기능 정도 등 검사 결과를 충분히 고려해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수술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경도의 안검하수는 눈꺼풀올림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널힘줄 교정술이나 절제술을 시행하며, 심한 안검하수는 자가 혹은 보존된 대퇴근막이나 실리콘관을 이용한 이마근 걸기술을 시행하게 된다. 특히 동공을 가리는 정도의 심한 선천성 안검하수는 보통 돌 전후에 교정해줘야 시력발달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수술 시기에 대한 결정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수술에도 여러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양쪽 눈 모양이 다를 수 있으며 재발할 수 있다. 특히 눈꺼풀올림근육 절제술을 한 경우에는 근육의 힘이 약할수록 재발을 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수술 후에 눈을 조금 뜨고 자는 경우도 있다. 안검하수 수술은 눈꺼풀을 올리는 근육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수술이 아니라 근육의 힘이 약하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위눈꺼풀을 위쪽으로 올려주는 수술이다. 따라서 눈꺼풀을 올린 만큼 수술 후에는 눈이 잘 감기지 않을 수 있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그러한 눈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없다면 정말 안타깝고 괴로운 일일 것이다. 특히 성장기에 예민한 우리 아이들이 안검하수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어른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