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로 유명한 피사의 사탑이 있다. 이태리 피사시에 있는 두우모 성당의 종탑인데 흰 대리석으로 지어졌고, 현재는 꼭대기 종루를 포함해 8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높이는 55.8m, 무게는 1만4500t이 된다고 한다. 이 탑이 세계 7대 불가사의 가운데 들어가게 된 것은 700년 이상 건물 자체가 약 5.5도 정도 남쪽으로 삐딱하게 기울어진 상태로 서 있기 때문이다.

이 탑이 그렇게 기울어지게 된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이 탑은 중세 도시국가였던 피사가 팔레르모 해전에서 사라센 함대에 대승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는데, 보나노 피사노라고 하는 유명한 건축가가 설계해 1174년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110m 높이로 세워질 예정이었다.

그런데 3층 공사를 진행하면서 보니까 갑자기 지반 한쪽이 꺼져 내려가는 것이었다. 지반이 애초에 모래와 점토로 구성된 연약지반이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보나노 피사노는 12년에 걸쳐 총 3층 반 높이의 탑을 세워놓은 후 공사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90년 동안 땅이 다져지기를 기다렸다. 그런 후 다른 건축가가 다시 공사를 재개해서 그 위로 3층 반을 더 쌓아올렸다. 그리고 또 다시 80년을 기다렸고, 마지막으로 탑은 1350년, 지오반니 시모네라고 하는 건축가에 의해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완성되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 탑은 완성된 후에도 매년 약 1mm 씩 계속 기울어 갔으며, 어떤 때는 하루에 무려 17mm 가량이 기울어진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날은 남쪽 면이 북쪽 면보다 수평에서 1m 정도 더 밑으로 내려가 있는 삐딱한 상태(현재는 북쪽이 55.22m, 남쪽이 54.52m)로 불안하게 서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탑이 기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두번 째 건축가가 탑을 올릴 때 기초부터 다시 시작했어야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지반이 탑의 무게를 지탱할 수 없어 탑은 기울기 시작했고, 이대로 두면 언젠가는 완전히 붕괴될 수밖에 없으리라는 것이다.

반면 일본 도쿄(東京)에 가면 임페리얼 호텔이 있다. 미국의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가 설계한 호텔인데, 유명한 동경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다른 빌딩들은 다 무너지고 말았어도 이 빌딩만큼은 조금도 손상을 입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기초를 워낙 단단히 해 두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처음 건축을 시작할 때, 그 설계에 대해 아주 많이 불평했었다고 한다. 그의 설계대로 공사를 시행하자면 기초공사에만도 너무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라이트는 많은 사람들의 비난 가운데서도 무려 2년에 걸쳐 기초를 다진 후, 그 위에 건물을 지었다. 그랬기 때문에 결국 그 큰 동경대지진 가운데서도 그 건물만큼은 견고히 서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다 아는 얘기지만, 모든 것에 있어 기초는 그렇게 중요하다. 요즘 우리나라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나는 그 원인이 기초의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이 사회가 기초는 소홀히 한 채 화려한 건물 짓기에만 열을 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자면 지금부터라도 사회의 기초를 다시 다져가는 작업을 해야한다.

정직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원칙과 질서를 중요시하는 사회, 다른 사람의 가치를 인정하며 존중히 여기는 사회, 그리고 하나님께 대한 신앙을 올바로 회복하는 민족이 돼야 한다. 그것만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한국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이 일에 가장 앞장 설 수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