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0일 북한은 평양에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거행했다. 대개 열병식은 대내외적으로 자국의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하여 거행한다. 국제 경제경쟁에서 군사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국의 열병식에는 그 나라의 각종 최신 무기가 등장한다. 북한도 열병식에서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키윔 미사일 등 각종 무기를 공개했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가장 관심을 받은 것은 북한의 무기가 아니라 시진핑의 친서를 휴대한 것으로 알려진 류윈산(劉雲山)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의 행보였다.

류윈산 상무위원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시진핑 총서기가 보낸 친서를 전달했다. 인민일보에 의하면 시진핑 총서기는 친서에서 “조중의 전통적인 우의는 양국의 선대 지도자들이 직접 창건하여 물심양면으로 가꾼 양국 공통의 소중한 재산으로 우리가 소중히 여겨야 한다. 중국공산당과 정부는 조중 관계를 매우 중요시하며 전략적인 차원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중 관계 발전을 대하고 다루는 한편 양국관계를 잘 수호하고 다지며 발전시키는 것에 힘쓰고 있다. 새로운 정세에서 우리는 조선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을 심화하여 조중 관계를 장기적으로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밝혔다.

북한과 중국은 류 상무위원의 방북을 계기로 전통적인 혈맹관계를 부각하면서 고위급 정치대화, 경제교류 등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알려졌고, 이에 따라 이후 북-중 관계는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후 냉각돼온 분위기를 일신하고 새로운 출발을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북중 관계에 주목하는 이유는 중국이 북한의 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의 여러 문제에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북중 관계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우리의 대북, 대중전략을 세워야 한다.

중국은 북한과 중국의 관계를 순망치한(脣亡齒寒: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의 관계로 표현한다. 중국의 굴기에 따라 중국의 전략적 공간이 남해로까지 확장되어, 중국의 입장에서 북한의 전략적 지위가 다소 낮아졌지만 북한의 안정은 중국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일관되게 동맹을 맺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상 동맹관계인 북한과는 유일하게 조약을 맺었다. 북한과 중국의 동맹은 전쟁 속에서 많은 희생을 치르고 맺은 것이기에 혈맹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 중국의 일부 인사들이 북한을 폄하하고 지도자들을 비판하기도 하지만 북한과 중국의 근본 관계는 흔들리지 않았다. 만약에 한반도가 전화에 휩쓸리면 중국의 꿈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엄청난 재난이 연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는 것을 중국은 잘 알고 있다.

일부 중국인들이 중국이 북한을 너무 많이 지원한다고 불평하지만 중국정부는 계속해서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만약에 북한이 붕괴되고 미군이 압록강변에 주둔한다면 중국은 어떻게 될 것 인지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우선 현실적 군사 위협 앞에서 지금보다 훨씬 많은 국방비를 지출해야하고 안보의 위협 앞에서 중국의 꿈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북한의 안정이 북한의 핵, 인권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외교 안보 면에서도 북한을 포기할 수가 없다. 만약에 중국이 혈맹인 북한을 포기하면 어떤 국가도 중국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래에도 만약에 북한에 위기가 발생하면 중국은 여러 이유로 개입할 것이다. 중국은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의 핵우산 아래 북한이 들어와 중국의 핵보장을 받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경제건설에 나서기를 바랄 것이다.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경제적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또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변하지 않는 순망치한이라는 근본 관계 위에서 중국의 굴기에 따라 더욱 확대되고 심화될 것이다. 한반도의 안정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예의 주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