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원도심의 한 동(洞) 주민센터가 지방자치 시대 주민자치의 롤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주민 6000여명에 불과한 목포시 연산동(동장 김경만) 연산동은 자생조직을 중심으로 9년째 ‘작지만 아주 특별한 음악회’를 개최해 목포 대표 상설 음악회로 발전시키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연산 푸른 장학회’까지 설립하고 지역인재 육성에도 앞장서는 등 주민자치를 실천하고 있다.

지난 2007년 5월 첫 선을 보인 ‘연산 푸른 음악회’는 어려운 재정여건 속에서도 매년 4차례씩 총 36회에 동안 개최되면서 원도심 지역 주민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소통의 다리 역할을 해오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산정농공단지 완충녹지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36회 연산 푸른 음악회’에도 지역민이 모두 모여 화합의 장을 펼쳤다.

음악회 무대인 야외무대 주변은 총 5400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주민들 사이에서 ‘아파트 숲 속에서 열리는 작은 음악회’로 인기가 높다. 여타 음악회처럼 화려한 무대는 없지만 회가 거듭할수록 입소문이 나면서 평균 관객이 500명을 넘어설 정도다.

이날 음악회에서도 난타, 밴드공연, 바이올린과 첼로 앙상블, 색소폰, 통기타 연주 등 가을 정취가 물씬 나는 가을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이날 음악회에서는 연산동 거주 고등학교 3학년생 4명에게 1인당 50만원씩 장학금을 전달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날 장학금은 노연택(55) 주민자치위원장이 지역 인재육성과 우수 인재의 외지 유출을 막기 위해 30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첫 장학금이 지급됐다.

노 위원장의 장학금 기부를 시작으로 연산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최근 ‘연산 푸른 장학회’를 설립했으며, 동참의사를 밝힌 산정농공단지 기업인협의체와 주민 등을 대상으로 ‘1구좌 1만원’ 장학금 기부 릴레이도 진행중이다. 이들은 장학사업을 확대를 통해 지역 대학생 해외연수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경만 연산동장은 “연산 음악회는 주민의 눈높이에 맞춘 게 인기의 비결이자 최대 장점”이라며 “음악회는 공연 외에도 서로 얼굴도 잘 모르는 어색한 이웃 사이를 연결하고 동여매 주는 촉매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사진 목포=고규석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