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자신의 경제정책은 ‘창조경제’라 이름 짓고 창조경제를 통해서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창조경제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관료나 학자들이 분명하게 얘기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지만, 결국 창의적인 활동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고, 청년실업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도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취업보다는 창업을 유도하겠다는 뜻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았을 때 남들이 다 하는 사업을 뒤쫓아 가는 것으로는 결코 큰 성공을 하지 못하고, 남들이 생각지 못한 분야에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했을 때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이 탄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통령은 나름 그러한 철학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왜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며 소위 창조경제와 같은 생각에 반하는 정책을 추진하려 하는 것일까?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아시아의 각국은 일본의 역사왜곡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몸으로 체험하여 기억하고 후손에게 물려주고 있음에도 왜곡하는 것은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와 무엇이 다른가. 이러한 일본의 행태에 대해 비판했던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려하고 정권을 갖은 사람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일방적인 주장을 오로지 시험을 위해 공부해야하는 청소년들에게 주입하려 한다면 제 얼굴에 침 뱉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히틀러는 자신의 권력을 구축하고 세계지배를 위한 침략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독일인의 우수성을 날조하고 유겐트라는 청소년 조직을 만들어 일방적인 역사관과 다른 민족을 멸시하는 태도를 주입하여 히틀러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전쟁터에서 물불을 가리지 않고 돌격하는 인간병기화 하는 교육을 하였다. 그 결과는 전 세계인들을 참혹한 전쟁을 겪게 하였고 독일민족은 패전과 함께 상당한 기간 동안의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이렇듯 국민들, 특히 청소년들에게 일방적인 사고를 하고 역사관을 갖게 하는 것은 역사적 결과에 비추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전 세계는 이미 지구촌화 되어 있다. 언론을 통해 각국의 사건사고가 공유되고 있다. 언론이 아니더라도 개인의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그 나라 어떤 사람의 감정이 공유되고 있다. 아무리 일본이 역사를 왜곡하고 외면하고 있다하더라도 세계인은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비웃고 있다.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조선사람들을 강제징용하여 수탈했던 군함도 하시마섬을 등재하려 했을 때도 진실이 적용되었고 난징대학살을 등재했을 때 극렬하게 반대해도 세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근혜대통령과 김무성대표는 교과서가 북한을 찬양하고 주체사상을 홍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국가보안법의 서슬이 아직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그렇다면 그동안 이를 방관하였단 말인가? 교과서는 충분히 북한의 인권과 주체사상의 문제점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 대해서도 역대 정권의 공과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최근 ‘암살’이라는 영화가 천만관객을 돌파하는 흥행을 이뤄냈다. 거기에는 친일파로 호의호식하는 자와 사익을 위해 변절하는 자 그리고 목숨을 걸고 독립투쟁을 하는 독립군을 묘사하고 있다. 교과서에도 최소한 이 정도로는 밝혀야 하지 않겠는가. 교과서에 일제치하에서 일본에 동조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시대적인 상황이었고, 농민들이 수탈당한 것이 아니고 수출했다고 주장하는 자들의 시각을 교과서에 실어야겠는지, 박정희 정권하에서 이루어진 수많은 고문과 억울한 옥살이에 대해 최근 재심을 통해 무죄판결이 줄을 잇고 있는데 그러한 사실들을 덮겠다면, 일제치하에서 고통받고 군사독재시절에 핍박받았던 국민들의 고통이 아직 생생한데도 자신들이 서술한 교과서만 유일하게 공급하겠다는 것은 도대체 누구의 이익을 위해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인지?

국민들은 매우 깊은 우려와 의심을 갖고 있다. 박근혜대통령과 김무성대표의 부친들의 경력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에 밀어붙이는 것이 아닌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