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를 여행하면서 알을 낳기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어미 연어를 본 적이 있는데, 그 산란자리를 찾는 몸부림은 차라리 엄숙한 것이었습니다.

이미 3000개 이상의 알을 품어 배가 산처럼 불러 있는데도 연어는 아무 데서나 알을 낳지 않고, 꼭 자기가 태어났던 강 상류의 자갈밭을 찾아가 거기에 알을 낳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미 연어가 강 상류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겨우 몸길이 30∼40㎜쯤 됐을 때 강을 떠나 바다로 내려가 벌써 5∼6년을 자랐습니다. 그래서 몸길이가 벌써 70∼80cm, 두 자가 훨씬 넘습니다. 거기다 알까지 뱄습니다.

그런데 강 상류 쪽 수심은 한 자가 채 되질 않고, 거기다가 바닥에 자갈까지 깔려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미 연어가 강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등이 거의 절반이나 물 밖으로 나옵니다. 그러니, 절대 쉽게 올라갈 수가 없는 것이지요.

얼마나 몸부림을 치는지 모릅니다. 한참을 몽구리고 있다 별러서 꼬리지느러미를 한 번 힘차게 휘젓는데, 그러면 겨우 자갈돌 하나를 넘어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연어는 수백m 강을 거슬러 올라가 자기가 태어났던 그 자리를 찾아 거기에 알을 낳고 곧바로 죽습니다. 바로 그것이 연어의 한살이입니다.

또 매미의 한살이에 대해서도 들어본 적이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

알에서 깨어난 매미 애벌레는 땅 속으로 파고 들어가 거기에서 짧게는 3∼6년, 북미 매미처럼 길게 머무는 종류는 13년 내지 17년 동안을 굼벵이로 지내게 됩니다.

그런 후 날 좋은 맑은 날 해질 무렵 땅 밖으로 기어 나와 나무 위로 올라가 탈피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여름날 아주 시끄럽게 울어대는 어미 매미가 되는 것인데, 매미가 그렇게 어미 매미로 지내는 시간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아직 정확히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겨우 한 달 정도를 성충으로 지내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 후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은 후 어미 매미는 땅에 떨어져 죽습니다.

좀 엄숙해지지 않습니까? 혹시 그것이 그들의 존재 이유이자 목적이라 한다면, 그들은 그 한 번의 사명, 혹은 존재 목적을 위해 그 오랜 기간을 인내하거나, 그 존재 목적의 달성을 위해 몸부림하다, 그 목적을 달성한 후에는 장엄하게 죽음과 맞닥뜨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 본다면, 자기의 존재 목적을 알지 못하고 함부로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보다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나름 똑똑하고 잘난 듯하지만, 썩 똑똑하게 살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더더구나 그 인생 마지막 순간에, “당신은 당신의 존재 목적을 다 달성하고 이 자리에 이르렀습니까?”하고 묻는다면, 누구라서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우리는 좀 더 우리 자신의 존재 목적을 생각하며 살아야겠습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 땅에 보냄을 받았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가?”

그 이유가 겨우 몇 푼 돈이나 벌고, 신기루 같은 출세나 성공을 위해 달려가다가 그것마저도 다 이루지 못한 채 다시 한 줌의 흙이나 재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가 존재하고 이렇게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것은 아닐 터….

당신은 자신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고 그것을 위해 살 때 존재 가치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되는 대로 살아버리는 인생이 아니라 보다 분명한 목표를 정해놓고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