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던 ‘대양일반산업단지 책임분양 확약 변경 동의안(이하 동의안)’이〈광주일보 11월11일자 2면〉 진통 끝에 통과됐다.

이번 동의안은 목포시 재정의 블랙홀로 불리는 2909억원의 부채를 3차례 분할 상환토록 돼있던 것을 오는 2019년 일괄 상환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목포시의회는 지난 30일 제3차 본회의를 열고 이 동의안에 대한 심의 결과 반대와 찬성 의견이 엇갈리면서 표결 끝에 찬성 12, 반대 8, 기권 2표로 의결 정족수(재적의원 22명 중 과반수 이상 출석에 참석 과반수 이상 찬성)인 12표를 가까스로 넘겨 통과됐다.

한때 이 동의안에 대한 표결방식(기립으로 결정)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어 의회가 정회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이날 목포시의회 여인두 의원은 “채무부담 행위 연기시점을 현 시장의 임기 이후인 2019년으로 잡은 것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특히 부채협상 대상인 한국투자증권과 협의를 마친 후 시의회 동의를 받는 게 원칙이지만, 오히려 의회 승인을 받고 나서 한국투자증권과 협상하겠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여 의원은 또 “2900억 중 현재 2400여억원이 사용된 만큼 나머지 400∼500억원에 대해서는 잠정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며 “투자사와 협의를 거쳐 지급방식을 현금지급이 아닌 대양산단 토지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양산단 부채상환 방식 전환에 맞서 4일째 단식농성 중인 최홍림 의원은 “일단 동의안 처리를 내년 1월로 연기하고, 국내 최고 재정전문가와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구한 뒤 대안을 만들어야 하며, 시민여론 조사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반면 정영수 의원과 강찬배 의원은 “고육지책으로 대안이 없다. 유리한 협상을 위해서는 동의가 필요하다. 목포시가 재정위기를 탈출할 수 있도록 시의회가 도와줘야 한다”며 찬성 의견을 밝혔다.

특히 이날 동의안 처리 과정을 지켜보기 위해 참석한 시민들은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서 강하게 시의원들을 질타했다.

앞서 소관 상임위인 도시건설위원회는 박홍률 시장으로부터 임기 내인 2018년까지 54.4% 분양률을 달성한다는 약속을 받고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한편 목포시는 이날 시의회가 동의안을 승인함에 따라 4년 동안 분양률 미달에 따른 보증채무 부담을 덜 수 있게 됐고, 재정운영에도 숨통이 트이게 돼 앞으로 해양케이블카 사업 추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목포=고규석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