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길이 위험해요, 인도와 차도 좀 구분해 주세요. 보여주기식 자전거 도로는 이제 그만 좀 만드세요”, “육교에 내걸린 천편일률적 (목포 홍보)플래카드 디자인이 너무 촌스러워요”, “횡단보도 차임벨에서 ‘목포의 눈물’ 등 목포를 상징하는 음악이 흘러나왔으면 좋겠어요”,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한 청소년 의회를 만들어 주세요”

목포지역 청소년들이 목포시청소년참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제1회 목포시 청소년 정책제안대회’에서 목포시 행정에 대해 생생하고 현실적인 제안들을 쏟아냈다. 청소년의 시각에 비친 ‘어른 중심’의 노후한 행정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지난 28일 목포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총 10개팀이 참가해 ‘목포시 청소년 의원 제도’, ‘목포시민을 위한 자전거 대여 추진’, ‘목포, 눈물에 감성을 입히다’, ‘원도심 경제 활성화’ 등을 주제로 한 발표에 이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장예진양 등 혜인여자고등학교 학생 3명은 “죽교동 일대는 목포혜인여중·고, 덕인중·고, 홍일중·고 등 6개교가 밀집된 지역으로 등하교 시 통행불편과 교통혼잡은 물론 교통사고와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인도와 차도 구분, 버스 배차 시간 조정 등을 건의했다.

덕인고등학교 전예찬군은 “각종 청소년 문제를 상정해 청소년 의원이 토론함으로써 지방자치 원리를 직접 체감하고, 우수한 정책은 목포시에 건의해 청소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20명 내외로 ‘목포시 청소년 의회’를 구성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채미주양 등 목포여자고등학교 학생 5명은 “보여주기 식 자전거 도로 공사와 관련 법규를 지키지 않은 부실공사 등으로 자전거 도로가 무용지물이 됐다”면서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차도와의 명확한 구분, 야간 조명시설 설치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령양 등 정명여자고등학교 학생 2명은 “육교나 대교 등에 내걸리는 플래카드들이 천편일률적이어서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예향 목포 정서에도 맞지 않다”면서 “감각적이고 예술적인 디자인이나 서체를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 이들은 또 “횡단보도 차임벨도 ‘목포의 눈물’ 등 목포를 상징하는 곡들이 흘러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아이디어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김인영양 등 제일여자고등학교 학생 2명은 “목포시에서 개최하는 각종 축제에 청소년들은 참여할 시간과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청소년 참여 존’ 개설 등을 통해 참여 기회를 확대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대회를 주관한 김유영 청소년참여위원회 위원장(혜인여고)은 “목포시가 청소년들을 시민으로 참여시키는 모습이 부족하다. 시민의 일원으로 청소년 관련 정책을 직접 건의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면서 “내년 1월 목포시장과 간담회를 통해 청소년들이 제안한 정책이 실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회에서는 200여명의 평가단 심사를 거쳐 ‘공중전화 부스 변화와 목포 환경문제 개선’ 제안이 목포시장상을 받았고 ‘목포, 눈물에 감성을 입히다’와 ‘목포 지역 축제에 청소년 참여’ 제안이 국회의원상을 수상했다.

/목포=고규석 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