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서 도시재생에 문화예술을 접목시켜 원도심 활성화의 길을 찾는 주민통합형 문화예술 협동조합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 2012년 말부터 준비 과정을 거쳐 6월 설립신고를 마친 문화예술 협동조합 ‘나무 숲’(이사장 김호원)은 문화예술계 각 분야에서 중추적 활동을 하고 있는 지역예술인 21명과 소비자 18명 등 39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목포의 항구성과 근대성을 가장 잘 함축하면서도 예향 목포의 예술적 모티브를 살릴 수 있는 곳을 고민하다 만호동에 둥지를 틀었다.

나무숲 창작센터가 들어선 만호동 일대는 목포시가 전국 3대항 5대 도시로 명성을 떨쳤던 1930년대 최대 번화가로, 일제 강점기 때 전국 5곳에 설치된 미스코시백화점이 있던 자리이기도 하다. 나무숲 설립 목적은 자주적자립적인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고 지역사회 커뮤니티를 활성화시켜 예술인의 경제적 자립과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복합 문화공간으로 역할 및 활용 ▲문화예술 교육센터 운영 ▲지역공동체 문화 활성화를 위한 문화예술 사업 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장기적으로 지역 문화예술 매체인 ‘아트 가이드 북’도 발간할 예정이다.

최응재 이사는 “도시재생에 문화예술을 결합시킨 협동조합은 골목상권을 지키고 쇠퇴해 가는 원도심을 ‘오고 싶은 원도심’으로 만드는 활력소가 될 것”이라며 “미래는 문화의 시대가 될 수밖에 없고, 그 속에서 ‘나무 숲’이 중심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는 향후 계획에 대해선 “직접 조합원의 손으로 일군 거점 공간이 오랫동안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지역사회에 깊게 뿌리내릴 수 있게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나아가 조합원들과 소비자들이 양 방향에서 좀 더 나은 문화예술 혜택을 누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나무숲은 만호동 갑자옥 모자점 거리 일대에서 협동조합 설립이후 첫 주민통합 행사인 ‘만사형통(만호동 사람들의 문화형성 북새통)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지역주민과 상인들에게 창작센터의 역할을 알리고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마련됐다. 거점 공간인 나무숲 창작센터에서는 회화·도예 등 작가 20여명이 참여한 ‘개관기념전’이 열렸고 오는 28일까지 계속된다.

또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재생 프로그램 일환으로 ‘아트 콜라보’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박석규의 ‘이발소 그림과 미술관 그림에 관한 대화’, 임영주의 ‘다도 퍼포먼스’, 박영도의 ‘전시 전각 및 주민 돌도장 파주기’ 등이 펼쳐졌다.

이와 함께 아트 마켓 ‘바글바글’에서는 가죽공예, 칠보공예, 옥공예 등 작가의 숨결이 담긴 작품이 관객의 참여로 최종 완성되는 새로운 아트상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목포=고규석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