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삼향동 일대에 각종 기피시설이 들어서면서 주변 대박산 마을과 원산 마을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목포시는 해당 지역민의 거주환경개선 등에 대한 노력은커녕 법적으로 조성해야할 기금마저도 제대로 확보하지 않는 등 주민 피해를 외면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20일 목포시와 대박산·원산 마을 주민 등에 따르면 삼향동 일대에 올해에만 사업장 폐기물을 분쇄하는 중간처리업체와 도축장이 옮겨왔으며, 이달부터는 화장장납골당도 가동을 시작했다. 또 주변에는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과 쓰레기 매립장,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인 음식물류 자원화 시설,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인 환경에너지 센터 등이 운영 중이다.

현재 이들 시설 주변에는 대박산 마을 218세대 437명, 월산 마을 103세대 223명 등 660명이 거주하고 있다.

해당 지역민들은 연이어 들어선 기피시설로 거주 자체가 힘들 정도라며 목포시에 해결책을 촉구하는 항의 집회 등을 이어가고 있다.

조요한 목포시의회 의원은 “이렇게 많은 기피시설이 집적화된 곳은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해당 지역 주민들의 항의 집회는 집회가 아닌 못살겠다는 절규”라고 지적했다.

특히 현행 ‘폐기물 처리시설 촉진 및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일명 폐촉법)에 따라 인근 주변 마을지원을 위해 종량제봉투 판매 수익을 비롯한 사업장음식물·대형 폐기물 반입 수수료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금으로 조성하도록 돼 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실제 목포시는 2014년 3억1200만원에 이어 2015년 3억1300만원의 기금을 조성했지만, 내년도 예산에는 1억여원이 삭감된 2억900만원만 편성했다.

조 의원은 “남모를 고통을 안고 고향 마을을 지키고 있는 주민들의 거주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지는 못할망정 법적으로 조성해야 할 예산까지 깎고 있다”면서 “사실상 목포시가 주민의 입장에서 노력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해당 마을 주민들은 목포시에 ▲불법 혐오물 반입 등 감시원 증원 ▲감시원 급여 현실화 ▲재활용 선별장 운영권 ▲도시가스 공급 ▲대박산 마을 순환도로 건설 ▲대양산단 조성 후 고물·고철 처리권 ▲목포추모공원 일부 시설 운영권 등 7개 항목을 마을 수익 사업 등으로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단 한건도 수용되지 않고 있다.

김문옥 목포시 관광경제국장은 “목포추모공원 일부 시설 운영권과 대양산단 고물·고철 처리권 등은 민간 사업자가 하는 일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2개 항을 제외한 나머지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내년에 꼭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목포=고규석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