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70대 할머니가 올 들어 두 번째 우리 병원에서 허리 수술을 받으셨다. 어르신이 받으신 수술은 경피적추체 성형술이라는 수술로 시멘트 시술로도 알려져 있는데, 부서진 척추 뼈에 인체용 시멘트를 주입하는 것이다.

보험이 되는 수술이긴 하지만 하루 정도 입원도 해야 하고 비용도 좀 들기 때문에, 요즘처럼 불경기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수술을 설명하는 동안 얼굴이 계속 어둡던 아들이 급기야 진료실 밖에서 어머니에게 ‘그러게 일 좀 하지 마세요.’라며 몰아세웠고, 어르신은 허리도 아프지만 무안하셨던지 눈물을 보이고 마셨다.

골다공증은 노년의 생활을 위협한다. 특히 폐경 후 여성에겐 더욱 큰 문제이다. 남성은 위험도는 덜하지만 80세 전후부터는 골밀도가 크게 떨어지므로 미리 관리를 해야 한다. 팔다리와 허리의 만성통증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예상치 못한 골절이 생길 수 있고, 특히 우리 몸의 하중을 대부분 지지하는 허리뼈가 가장 취약하다. 절반 이상의 골다공증성 골절이 척추 골절이다.

골다공증에 의한 척추 골절을 경험한 환자들을 면접해보면, 일단 대다수가 매우 우울한 상태를 보이는 점이 특징이다. 의사가 뼈가 잘 붙었다고 아무리 확인을 해주고 안심을 시켜 주어도 다시 골절이 될까봐 항상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는 것이다. 등허리가 휑하고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거나 기존에 하던 작업과 운동이 힘들어지니 우울해지고 삶의 활력이 떨어진다고들 말한다. 그나마 가족이 있는 분들은 큰 도움이 되지만 홀로 지내시거나 배우자를 오히려 돌봐야 하는 분들은 그 고충이 더욱 크다고 한숨을 쉰다.

임상의사는 초기에 골절을 의심하고 진단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환자들은 대부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사소한 외상은 잘 기억하지 못한다.

노인들은 ‘요새 일을 조금 더 했을 뿐인데, 허리가 빠지듯이 아프고 움직일 때마다 결린다’는 식으로 말한다. 이 같은 경우 언뜻 보면 피로가 누적돼 근육통이 생긴 것으로 넘어갈 수도 있지만, 2~3주간 지켜보고 약을 먹었는데도 좋아지지 않는다면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경험이 있는 의사라면 대번에 골절을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꼭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길 권한다. 다만 엑스레이 검사로 진단이 불완전하다면 정밀 검사를 해볼 수 있다.

치료는 적어도 2주 이상 절대 안정을 하면서 골절 정도에 따라 척추 보조기를 한 달 이상 착용한다. 허리를 구부리거나 동일한 자세를 유지해야만 하는 모든 작업이나 운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

약물과 신경치료도 병행하면 좋다. 그래도 통증이 지속되고 생활이 힘들다면 빠른 통증 완화와 척추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앞서 언급한 수술을 권한다. 경피적추체 성형술은 국소 마취로 시행하는 매우 안전하고 간편한 수술이다.

골다공증은 연령 증가와 호르몬 불균형이 원인인데, 치료가 까다롭기 때문에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골절이야말로 이 병의 대표 합병증이고 매우 힘든 상황을 만든다. 재발도 잦고(1년내 재발 위험 10배), 회복도 더디다.

필자가 요즘 가장 강조하는 예방법은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이다. 뼈에 칼슘을 효과적으로 보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무기질을 같이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반찬 가지 수를 3~4개로 유지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를 유지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