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농협 선출직 임원들이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한 데 이어 현직 이사도 사전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으면서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부실운영 등 각종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목포농협은 사전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현직 이사가 수십명의 대의원들에게 추석 선물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대규모 과태료 폭탄마저 부과되는 것이 아니냐는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11일 목포농협(조합장 박정수)과 조합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직 농협 이사 2명이 금품수수 등 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아 이사직을 상실했으며, 현직 상임이사 A씨도 지난해 추석명절을 앞두고 투표권이 있는 84명의 대의원에게 선물을 준 것으로 알려져 사전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목포농협은 조합원만 1900여명에, 연간 사업규모도 1조2000억원에 이르는 목포대표 금융기관이다. 목포농협은 지난 2014년 2월 이사 10명(임기 4년)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이사 2명이 금품관련 선거법 위반으로 최근 대법원에서 선거법 위반이 확정됨에 따라 오는 2월 정기총회에서 이사 2명과 임기가 만료된 상임이사 1명(임기 2년)을 선출하기로 하고 이번 주 중 선거후보 등록을 공고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상임이사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현직 상임이사 A씨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의 수사선상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선거가 제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목포경찰은 이날 “농협 상임이사 A씨에게 선물을 받은 대의원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목포경찰은 상임이사 A씨가 지난해 추석 명절을 전후해 상임이사 선거권을 가지고 있는 대의원 84명 전체에게 본인의 명함이 부착된 3∼5만원 상당의 선물세트를 제공한 것을 확인하고, 선거법 위반 여부를 가리는 데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농협조합법 제50조에 따르면 선거운동에 출마하는 후보자는 금전이나 물품 향응 등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특히 동법 98조 3항에는 후보자의 명의를 밝혀 기부행위를 하거나 후보자가 기부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부행위를 하는 것은 해당 선거에 관해 후보자를 위한 기부행위로 본다고도 규정하고 있다.

농협정관 제174조에서는 규정한 금품·물품 등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 받은 자에게는 그 제공받은 금액이나 가액의 10배 이상 50배 이하에 상당하는 금액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상임이사 A씨가 오는 2월로 예정된 상임이사 선거에 등록할 경우 농협정관에 따라 선물세트 물품을 전달받은 대의원 모두가 과태료를 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상임이사 A씨가 대의원들에게 제공한 추석 선물세트를 목포농협 마트에서 구입하는 과정에서 물품 구입 대금을 농협 예산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적으로 공금횡령 여부 등도 논란이 되고 있다.

목포농협 일부 대의원들은 “모든 조합원을 위해 쓰여야할 농협 예산이 특정 대의원들의 명절 선물 구입비로 전용된 것은 명백한 공금 횡령에 해당된다”면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1900여명의 조합원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포=김병관기자 dss6116@

/목포=김준석기자 kjs0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