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율도·달리도 등지에서 생산되는 물김이 제철을 맞아 본격 출하되고 있으나 작황이 좋지 않아 생산어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여기에 중매인 한 명이 단독으로 물김 수매에 나서면서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마저 제기돼 어민들의 한숨만 늘어나고 있다.

17일 목포시와 율도 어촌계 등에 따르면 물김 성장에 필요한 최적 조건은 바닷물 수온이 8℃내외지만 최근 이상기온으로 수온이 높아지는 등 지난해 11월 말부터 12월까지 김 작황이 좋지 못해 엽체가 탈락하고 성장도 부진해 전년도 생산량보다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물김 생산 시기는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다. 지난해에는 율도와 달리도에서 50여 어가들이 2979톤을 생산해 38억1900만원의 위판고를 올렸다. 하지만 올해는 물김 생산량이 2800톤 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위판고도 36억원을 밑돌 것으로 우려되고 된다.

13일 현재 물김 수매 가격은 120㎏ 기준으로 상품(上品)이 15만∼20만원 선이며 중품은 10만∼15만원선에 거래돼 전년도와 비슷한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목포시 북항 소형어선 물양장에서 위판된 물김은 목포 인근에 대규모 김 가공공장이 없는 탓에 주로 해남이나 고흥 등지로 팔려 나간다.

특히 물김은 초벌을 떼어낸 뒤 2∼3회 차인 12월에 채취한 김이 가장 맛있고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지만 12월에 이상기온으로 성장이 더디어 생산 어민들도 울상이다. 그나마 올 1월에 들어서면서 예년 수온을 회복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하지만 생산량 하락에 이어 중매인의 담합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이래저래 어민들만 손해를 보는 분위기다.

김진기 율도 어촌계장은 “생산량이 줄면 당연히 가격이 올라야 하지만 중매인 한 명이 단독 수매하는 구조다 보니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중매인의 가격담합 의혹을 제기했다.

대다수 어민들도 “물김 수매도 수협 위판 체계처럼 공정하게 이뤄지고 제값을 받을 수 있게 복수의 중매인이 수매에 나서야 한다”면서 “수년째 관계기관에 이 같은 건의를 하고 있지만 바뀌지 않고 있다”며 목포시와 수협 측에 적극적인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목포=고규석기자 yous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