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발그니 서산동성당 주임신부]예수님의 조상
2016년 03월 04일(금) 00:00 가가
마태오 복음의 시작은 예수님의 족보로 시작한다. 예수님의 족보에 눈에 띄는 몇 사람이 있다. 유다는 타마르에게서 페레츠와 제라를 낳았다(마태 1, 3). 본래 타마르는 유다의 며느리였다. 유다의 아들, 즉 타마르의 남편 에르가 죽자 유다는 차남 오난에게 형수와 결혼해 아이를 낳게 하나 오난이 주님 보시기에 악해 죽는다. 그러자 막내 셀라가 클 때까지 타마르를 친정으로 돌아가 살게 한다. 셀라가 컸음에도 유다는 타마르를 불러들이지 않았다. 어느날 유다 일행이 타마르 친정 근처를 지난다는 말을 들은 타마르는 과부 옷을 벗고 너울을 써서 창녀로 변장한다. 유다는 타마르가 창녀라 생각하고 관계를 맺었고, 이리하여 태어난 아이가 페레츠와 제라였다(창세기 38장).
다윗은 부하의 아내에게서 솔로몬을 낳았다(마태 1, 7). 다윗은 부하 우리야의 아내 밧 세바가 목욕하는 것을 보고 반해 탐했다. 이후 밧세바는 임신을 했다. 다윗은 자신의 악행을 덮으려 전장에서 돌아온 우리야를 집으로 돌려보내 밧 세바와 관계를 갖도록 했다. 하지만 우리야는 동료들과 머물며 집에 가는 것을 거부했다. 결국 다윗은 우리야를 전투가 가장 심한 곳 정면에 배치했다가 그만 남겨 두고 후퇴하라는 편지를 요압에게 보내 우리야를 죽게했다(2사무 11장).
이후 바빌론 유배 전 예수님의 조상 중에서 훌륭한 인물은 요시아, 요탐, 히즈키야, 우찌야 정도이고, 나머지 조상들은 전부 우상숭배를 했던 이들이었다.
더 서술할 수 있지만 지면이 한정돼 여기서 멈춘다. 왜 성경은 예수님의 족보에 지우고 싶은 조상들의 이름을 그대로 적었을까? 그리고 왜 성경은 조상들의 못된 행실 역시 지우지 않았을까? 예수님도 우리와 같이 잘못된 조상들 속에서 태어난 분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일까? 아마도 예수님의 족보를 통해 그와 같은 과오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것은 아니었을까?
최근 대테러 방지법에 관해 국회에서 무제한 토론이 있었다. 처음으로 오랜 시간 보게 된 국회방송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힘이 실어지는 국정원에 대한 걱정이 들었다. 국정원에 대한 걱정은 이제까지 국정원을 통해 일어난 사건들 때문이다. 굳이 국정원 전신인 안기부까지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심리전단은 댓글로 여론 조작을 했다. 원세훈 원장은 대선을 앞두고 심리전단팀을 꾸려 SNS, 인터넷 게시판에 야당과 전라도 비하 댓글을 퍼나르는 방식으로 여론을 조작하도록 지시했다.
2013년 1월 유오성씨는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게 넘겼다고 검찰에 기소됐다. 2015년 10월29일 대법원은 유오성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판결을 했다. 반면 유씨의 재판에 제출할 증거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국정원 직원들은 유죄판결을 했다.
국정원의 위와 같은 과오는 분명 잘못된 것이고, 판결, 증거 등으로 입증됐다. 그러나 단 한번도 국정원은 과오를 인정하지 않았고 개인적 일탈로 기록했다. 분명 예수님의 족보에 나오는 조상들의 과오 역시 개인적 일탈일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족보에 그들을 기록한 이유는 조상들을 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심인 것이다.
야당이 최근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했던 이유도 무소불위 국정원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대테러방지법 9조에 의하면 국정원은 대공 방첩분야가 아닌 테러의심자에 대해서도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한 감청, 특정 금융거래 정보 보고 이용법에 따른 금융 정보 수집이 가능해진다. 또 테러위험 인물의 개인정보와 위치 정보를 관련 사업자에 요구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개인정보 보호법이 보호하는 민감 정보까지 모두 포함된다.
지난 국정원의 과오가 개인적 일탈이었다 하더라도 국민들이 믿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법이 없었음에도 해킹, 조작이 일어났었다. 또한 적어도 국정원이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죄했다면 국민들이 이처럼 불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예수님의 족보가 조상들을 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에게 그와 같은 과오를 범하지 말라는 경고라면 국정원의 과거 사건에 대한 인정과 사과 또한 국민에게 국정원의 자정을 위한 노력이라고 읽혀질 것이고, 국민들의 국정원에 대한 의심은 작게나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더 서술할 수 있지만 지면이 한정돼 여기서 멈춘다. 왜 성경은 예수님의 족보에 지우고 싶은 조상들의 이름을 그대로 적었을까? 그리고 왜 성경은 조상들의 못된 행실 역시 지우지 않았을까? 예수님도 우리와 같이 잘못된 조상들 속에서 태어난 분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일까? 아마도 예수님의 족보를 통해 그와 같은 과오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것은 아니었을까?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심리전단은 댓글로 여론 조작을 했다. 원세훈 원장은 대선을 앞두고 심리전단팀을 꾸려 SNS, 인터넷 게시판에 야당과 전라도 비하 댓글을 퍼나르는 방식으로 여론을 조작하도록 지시했다.
2013년 1월 유오성씨는 탈북자 정보를 북한에게 넘겼다고 검찰에 기소됐다. 2015년 10월29일 대법원은 유오성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판결을 했다. 반면 유씨의 재판에 제출할 증거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국정원 직원들은 유죄판결을 했다.
국정원의 위와 같은 과오는 분명 잘못된 것이고, 판결, 증거 등으로 입증됐다. 그러나 단 한번도 국정원은 과오를 인정하지 않았고 개인적 일탈로 기록했다. 분명 예수님의 족보에 나오는 조상들의 과오 역시 개인적 일탈일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족보에 그들을 기록한 이유는 조상들을 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심인 것이다.
야당이 최근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를 했던 이유도 무소불위 국정원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대테러방지법 9조에 의하면 국정원은 대공 방첩분야가 아닌 테러의심자에 대해서도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한 감청, 특정 금융거래 정보 보고 이용법에 따른 금융 정보 수집이 가능해진다. 또 테러위험 인물의 개인정보와 위치 정보를 관련 사업자에 요구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개인정보 보호법이 보호하는 민감 정보까지 모두 포함된다.
지난 국정원의 과오가 개인적 일탈이었다 하더라도 국민들이 믿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법이 없었음에도 해킹, 조작이 일어났었다. 또한 적어도 국정원이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죄했다면 국민들이 이처럼 불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예수님의 족보가 조상들을 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에게 그와 같은 과오를 범하지 말라는 경고라면 국정원의 과거 사건에 대한 인정과 사과 또한 국민에게 국정원의 자정을 위한 노력이라고 읽혀질 것이고, 국민들의 국정원에 대한 의심은 작게나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