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이 큰 이슈가 되었다.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 여겼던 직관과 통찰력을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흉내를 내는 정도를 넘어 인간을 뛰어 넘었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가져왔다.

바둑에서의 ‘알파고’와 같은 기술, 의료에서는 ‘3D 프린팅’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산업에서 쓰이는 ‘3D 프린팅’기술을 의학에 접목시켜서 활용하는 기술을 따로 ‘3D 메디컬 프린팅’이라고 불리고 있다. 다소 친근하면서도 어렵게 느껴지는 ‘3D 메디컬 프린팅’은 현재 우리 주변에 가깝게 다가와 있다.

2000년을 전후해 ‘3D 프린팅’기술은 생체 친화성 또는 생분해성 고분자를 이용한 프린팅이 가능해짐에 따라서 3D 프린팅 공학분야의 활용이 활발히 연구되기 시작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몇달 먼저 두개골 이식을 성공했으며, 미국은 나노입자 합금으로 만들어진 유도 코일을 내장한 달팽이관을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생체 공학 귀를 만들어 이식에 성공했다.

또 캐나다는 모낭과 땀샘을 가진 피부를 프린팅해 환자에 거부반응 없이 기능유지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치과 ‘크라운’과‘브릿지’제작에 이미 3D 프린터를 상용하고 있으며, 두개골 재건술 이나 기도 재건술에 3D 메디컬 프린팅 기술을 사용해 환자를 치료한 사례가 보고됐다. 또한 외과 분야에서는 모의 수술을 통해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는데 3D 메디컬 프린팅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정형외과 인공관절 치환술은 퇴행성 및 다른 이유로 관절이 변형돼 본래의 기능을 할 수 없는 환자에게 시행하는 수술로 비정상적인 골 조직 및 연부조직을 제거하고, 해부학적으로 본래 기능에 맞게 관절 임플란트를 삽입하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만약 임플란트 크기 및 삽입 위치 선정이 잘못되면 환자는 지속적으로 통증 및 불편감을 호소한다. 이러한 수술에 ‘3D 메디컬 프린팅’ 기술을 사용하면 더 기능적인 관절을 만들 수 있다. 수술 전 전산화 단층 촬영(CT)을 통해 얻어진 환자의 데이터를 가공, 실제 크기와 같은 비율로 3D 프린팅을 하고 모의수술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비정상적으로 자란 골을 확인하고 골 절제 위치 및 범위를 미리 정해 수술을 할 수 있어 수술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예측하지 못한 문제를 미리 발견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 합병증 발생 확률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한 프린팅된 골 모형을 이용해 환자에게 수술방법을 효율적으로 설명할 수 있고, 불안해하는 환자가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효과도 있어 환자와 의료진의 관계 증진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이처럼 3D 메디컬 프린팅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장차 뼈를 비롯한 장기와 비슷한 물성을 지닌 생체 적합성 재료가 만들어 지면 그 적응증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3D 메디컬 프린팅’은 전세계의 관심 속에 기존의 미국, 유럽 주도의 시장에서 중국이 가세해 무한경쟁의 시대에 돌입한 상황으로, 국내에서는 아직 해외에 비하면 관련 정책이나 지원이 미흡한 상황이다. 하지만 국가 전략사업으로 지원이 늘어나고 있고, 최근 의료계가 활발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이에 관련한 좋은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되었다.

3D 프린팅은 환자에게는 양질의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의사들에게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정확한 진료 및 시술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