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발그니 서산동성당 주임신부]사랑의 기쁨
2016년 04월 29일(금) 00:00 가가
한 아이가 달려와서 묻는다. 신부님은 왜 신부님이 되셨어요?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딱히 이유가 있어서 신부가 된 것이 아니라 뭐라 답하기 어렵다. 인생의 여러 선택이 꼭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학교에 있을 때 학생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 흔히 나오는 대답이 ‘그냥’이었다. 그런데 이 ‘그냥’이라는 답은 아무것도 없는 그냥이 아니라 너무 복잡해서 말할 수 없는 그냥일 때가 많다.
부부 간의 결혼도 마찬가지다. ‘어쩌다 보니’, ‘그냥’한 것이 아닌데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 딱히 답할게 없나 보다. 그런데 이 가정이 언제부터인가 ‘그냥’ 무너지고 있다. 한국의 이혼율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 봐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인구 1000명당 이혼건수를 의미하는 조이혼율을 기준으로 봤을 때 2011년 한국은 2.3명을 기록, 전체 34개 회원국 중 9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회원국 중에선 1위에 해당한다.
한국사회의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황혼이혼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통계로 본 서울시민 가족생활 변화’를 살펴보면 1993년 신혼이혼은 전체 이혼 비율 중 33%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순위를 보인 반면 황혼이혼은 8%에 그쳤다. 하지만 2013년 신혼이혼은 21%를 기록하며 다소 하락한 반면 황혼이혼은 4배가 증가한 31%였다. 20년 만에 이혼의 연령별 비율이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또한 2012년 한국보건사회연구소에서 기혼자 604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혼사유로 경제적 이유(26%)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배우자의 외도(24%), 성격차이(22%), 학대·폭력(12%)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러한 경향은 2009년과 비교해 보면 다소 변화한 것으로 드러난다. 2009년에 나타난 이혼사유의 순위는 성격차이(28%)가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배우자의 외도(25%), 경제문제(22%), 학대·폭력(7%) 등이 뒤따랐다. ‘그냥’, ‘어쩌다 보니’ 한 결혼이 파탄에 이르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자녀들이다. 이미 교종 프란치스코는 이혼한 사람, 이혼 후 재혼 사람들에 관해 “나는 비정상적이라는 단어를 싫어합니다.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돕고, 어떻게 함께 할 수 있는지를 물어봐야 하고 이를 통해 어린이가 부모 중 어느 한 쪽의 인질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2015년 6월 24일 미사강론) 라고 말하며 이혼 혹은 재혼 가정을 걱정한다. 그래서인지 모르겠다. 교종 프란치스코는 가정에 관해 “사랑의 기쁨”이라는 권고를 발표했다.
결혼이 성격상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문제 즉 사회문제로 변한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성격상의 문제라면 개인 대 개인의 문제로 봐야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라면 그것은 사회의 문제일 것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이혼한다면 사회는 물론 교회는 이 문제에 대해 깊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교종의 이번 권고는 교종이 이전에 반포한 글과 이어져 있는 것 같다. ‘복음의 기쁨’에서부터 교종은 사회경제적 문제에 초점을 두고 이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에 대한 교회와 사회의 끊임없는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교종의 권고는 “가정에서 체험하는 사랑의 기쁨은 또한 교회의 기쁨입니다”로 시작한다. 가정에서 기쁨을 체험하지 못하면 교회, 그리고 사회에서 기쁨을 체험하지 못한다.
우리나라 사회는 이혼 이전에 결혼이 쉬운 세상인가? 2015년 혼인건수는 30만5500건으로 2014년 보다 5.4%인 1만7300건 감소했다. 2004년(30만8600건)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인구 1000명 당 혼인건수로 국제적인 혼인율 비교수치인 조혼인율은 6건으로 전년보다 0.4건 줄었다. 이는 1970년 조혼인율 통계를 산출한 1970년 이후 가장 낮다.
교종의 가정에 대한 권고는 시의적절하다. 특히 한국사회에는 가장 필요한 지적이다. 결혼과 이혼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사회 문제이다. 결혼할 수 없는 사회, 그리고 결혼을 지속할 수 없는 사회에서 미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국회의원 공약 중에 가정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한 공약은 없다. 무상보육, 무상급식, 무상교육이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가 되어야 하는 것은 결혼과 이혼이 사회의 문제라는 것과 연관되어 살펴보아야 한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교종의 이 말을 새겨본다.
“오늘날 실패한 이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혼인을 강화하고 그래서 깨어지지 않도록 막으려는 사목적 노력입니다.”(사랑의 기쁨 307항)
한국사회의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황혼이혼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통계로 본 서울시민 가족생활 변화’를 살펴보면 1993년 신혼이혼은 전체 이혼 비율 중 33%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순위를 보인 반면 황혼이혼은 8%에 그쳤다. 하지만 2013년 신혼이혼은 21%를 기록하며 다소 하락한 반면 황혼이혼은 4배가 증가한 31%였다. 20년 만에 이혼의 연령별 비율이 완전히 뒤집힌 것이다.
교종의 이번 권고는 교종이 이전에 반포한 글과 이어져 있는 것 같다. ‘복음의 기쁨’에서부터 교종은 사회경제적 문제에 초점을 두고 이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에 대한 교회와 사회의 끊임없는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교종의 권고는 “가정에서 체험하는 사랑의 기쁨은 또한 교회의 기쁨입니다”로 시작한다. 가정에서 기쁨을 체험하지 못하면 교회, 그리고 사회에서 기쁨을 체험하지 못한다.
우리나라 사회는 이혼 이전에 결혼이 쉬운 세상인가? 2015년 혼인건수는 30만5500건으로 2014년 보다 5.4%인 1만7300건 감소했다. 2004년(30만8600건)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인구 1000명 당 혼인건수로 국제적인 혼인율 비교수치인 조혼인율은 6건으로 전년보다 0.4건 줄었다. 이는 1970년 조혼인율 통계를 산출한 1970년 이후 가장 낮다.
교종의 가정에 대한 권고는 시의적절하다. 특히 한국사회에는 가장 필요한 지적이다. 결혼과 이혼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사회 문제이다. 결혼할 수 없는 사회, 그리고 결혼을 지속할 수 없는 사회에서 미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국회의원 공약 중에 가정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한 공약은 없다. 무상보육, 무상급식, 무상교육이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가 되어야 하는 것은 결혼과 이혼이 사회의 문제라는 것과 연관되어 살펴보아야 한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교종의 이 말을 새겨본다.
“오늘날 실패한 이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혼인을 강화하고 그래서 깨어지지 않도록 막으려는 사목적 노력입니다.”(사랑의 기쁨 307항)
